“비만약 마운자로, 수면무호흡도 잡는다”…한국릴리, 치료용 허가 확대에 업계 주목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로 알려졌던 ‘마운자로’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치료용 허가를 획득해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릴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성인 비만 환자의 중등도~중증 OSA 치료 목적으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승인했다고 공식 밝혔다. 마운자로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성인 비만 환자의 저칼로리 식이요법, 운동과 병행하는 보조요법으로 처방이 허용됐다. 업계는 이번 허가를 “비만·수면무호흡 치료 경쟁의 중대 변곡점”으로 해석한다.
OSA는 상기도가 좁아져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감소·중단되는 만성질환으로, 환자는 피로, 불면증, 호흡 곤란, 코골이, 수면 중 호흡정지 등 복합적 증상을 겪는다. 2020년 국내 수면 무호흡 환자는 약 9만 명에서 작년 18만 명까지 늘어 최근 5년간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실제 진단·관리되는 환자가 전체의 20% 미만으로 추정돼, 아직 산업계와 의료현장에서 미파악된 잠재수요 또한 상당한 수준이다.

마운자로가 각광받는 배경에는 비만이 OSA를 직접적으로 유발·악화시킨다는 병태생리학적 특성이 있다. 비만과 수면무호흡이 동반된 환자에 대해선 근본 원인 차단을 위한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며, 기존에는 수술·기계적 보조방식 외 약물치료 대안이 거의 부재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CPAP(지속적 기도양압기), 구강 내 장치 등 비약물 방식에 비해 환자 순응도를 높이고, 체중 조절과 수면 개선의 ‘투트랙’ 효과를 겨냥했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
이번 허가 확장 배경에는 글로벌 3상 임상 결과가 자리잡고 있다. 마운자로는 52주간 비만 환자 대상 투여 시, 대표적 진단지표인 ‘무호흡 저호흡 지수(AHI)’를 최대 58.7%까지 줄여 위약(2.5% 감소)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치료군은 OSA 관해, 또는 경도 OSA 비율도 높았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 메스꺼움 등 경증의 위장 관련 증상으로, 심각도 및 지속기간 면에선 기존 다른 GLP-1 계열 약물과 유사했다.
국내외적으로 OSA·비만 동시 치료제에 대한 수요 변곡점이 본격화된 가운데, 현재까지 마운자로만이 해당 적응증에서 치료용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고도비만+OSA’ 환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글로벌 바이오 제약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FDA 역시 동 적응증 심사를 진행 중으로 알려져, 향후 국제 가이드라인에도 변화가 예고된다는 평가다.
반면, 수면무호흡 진단률은 여전히 과소진단에 머물러 실질적 질병 관리 체계 개선이 요구된다. 환자의 질환 인식 저조, 치료 접근성 문제 등 이중의 사각지대 해소가 과제로 남아있다. 개인정보, 보험급여 적용, 실사용데이터 기반 규제 등 의료 현장 접목 관련 정책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비만 동반 수면무호흡 치료의 표준이 약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류사기 한국릴리 심혈관대사건강 담당 전무는 “국내 OSA 환자의 다수가 일상 장애와 동반질환 위험에 노출된 만큼, 적기 치료 기회와 인식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약가 및 실사용성 논의에 따라, 기술 적용이 실제 시장 안착으로 연결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기술, 임상, 제도의 균형이 폐쇄성 수면무호흡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조건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