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기업 동원 대선 지원 녹취”…김건희, 특검에 “감사 인사였다” 반박
통일교 조직 차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놓고 김건희 여사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면으로 맞섰다.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과 특검의 수사 압박이 거세지며, 향후 정국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1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3차 소환조사에서 통일교가 2022년 대선 당시 조직원과 계열사까지 동원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선거를 지원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제시했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특검팀은 김 여사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나눈 2022년 3월 30일자 통화 녹취를 증거로 내세웠다. 이 녹취에는 윤 전 본부장이 “교회만 아니라 학교, 대한민국 조직 기업체까지 동원한 건 처음”이라고 말하자 김 여사가 “애 많이 써줘서 고맙다”, “선생님 너무 감사하다”고 화답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통일교가 교단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선을 지원한 게 아니냐"며 조직 동원 의혹의 실체를 집중 추궁했다. 김 여사 측은 "관행적 인사에 불과하다"고 맞섰으며, 진술 거부 태도를 이어갔다고 전해졌다. 다만 이번 녹취와 관련해서는 김 여사 본인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한 채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를 통해 ‘진실을 말해도 특검 수사로 왜곡된다’는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조사는 오후 2시 12분부터 약 3시간 18분간 진행됐다. 이어 조서 열람은 오후 6시 24분께 마무리됐다. 특검팀은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김 여사를 한 차례 더 불러,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된 뒤 14일과 18일 특검에 출석했다. 앞선 조사에서는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팀 질문에 대부분 진술을 거부해 왔다.
정치권은 특검의 이날 녹취 제시와 김 여사의 답변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여론 또한 특검 수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김 여사 관련 수사와 추가 소환이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국민의힘 정국 운영에도 점차 부담이 되는 모양새다.
특검팀은 추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통일교 등 종교 단체와의 유착 의혹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