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수선 장인”…낡은 가방의 비밀→여름김치 땀방울에 담긴 인생
가방 하나에 담긴 세월의 깊이가 낡은 자리마다 새겨진다. EBS ‘극한직업’은 명품 가방을 살리는 수선 장인의 집념과, 무더위 속에서도 손맛을 지키는 김치공장 사람들의 여름을 비춘다. 바느질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수십 년의 기억이 새 생명을 얻고, 균일하게 세척된 채소에는 잠들지 않는 땀과 정성이 얽힌다.
함부로 버릴 수 없던 오래된 가방들은 어느새 수선 장인의 손끝에서 되살아난다. 비슷한 색의 가죽을 찾아내는 집념과 수차례 반복되는 손질, 1밀리미터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눈썰미가 낡은 가방을 다시 주인에게 돌려준다. 구멍이 난 곳을 배려해 직접 연구한 복원 과정은 단순한 수리가 아닌, 잊힌 사연의 귀환이다. 수작업의 온기가 깃든 작업실, 고요한 집중과 집요한 탐구 끝에 가방은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또 다른 이야기는 여름이면 더욱 분주한 김치공장에서 시작된다. 열무와 오이소박이로 대표되는 여름김치는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공장 곳곳을 대화로 채운다. 신선히 세척된 채소와 진한 젓갈의 숙성이 어우러지는 현장에서는, 자동화 라인조차 수고의 일부에 불과하다. 다섯 번이나 거듭되는 세심한 세척과 일일이 손으로 버무리는 과정에서, 더위를 이겨내는 사람들의 정직한 땀방울이 김치 한 그릇으로 변신한다. 작업장 구석구석 묵묵히 흐르는 시간, 정성 어린 정체성은 사람의 손길에서 완성된다.
‘극한직업’은 단순한 수공의 현장이 아닌, 일상에 녹아든 이들의 애씀을 조명한다. 수선 장인의 바늘땀과 김치공장의 음식은 모두 땀과 애정으로 빚어진다. 낡은 물건에 깃든 추억, 여름 식탁의 시원함 모두 이토록 소중한 노력을 통해 비로소 빛난다. 이 과정은 평범한 일상의 반복이지만, 결코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인간의 끈질긴 마음이 함께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이어지는 이들의 하루가 곧 삶의 단단함이 된다. 들리지 않는 숨소리 속에도, 사라질 뻔한 기억과 맛을 되살려내는 손끝에도 한결같은 온기가 있다. 흔적과 사연으로 무게를 더하는 순간, ‘극한직업’이 따뜻하게 기록한다. 더운 여름밤, 871화는 8월 16일 토요일 밤 9시에 방송될 예정이며, 매일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상을 복원하는 이들의 땀방울을 담은 풍경이 시청자 곁에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