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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민국 무안의 봄길”…낙지와 황토밭, 사람의 노래→사라진 풍경을 다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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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민국 무안의 봄길”…낙지와 황토밭, 사람의 노래→사라진 풍경을 다시 부른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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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으로 물든 들판을 따라 걷던 봄날, ‘고향민국’은 무안의 사람들에게서 깊은 생의 울림을 발견했다. 시린 바람 부는 갯벌을 지키는 어민의 손끝, 검은 황토가 품은 감자와 연못 위로 떠오르는 백련의 화사함이 날마다 새로운 인연을 이어준다. 오랜 전통의 오일장과 각설이패의 흥겨운 노래는 꾸밈없는 마을의 삶에 생명력을 채우고, 수십 년 전통의 도예와 삼겹살집 연기는 구수한 일상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품는다.

 

무안의 갯벌은 한 세대 한 세대 이어지는 어민들의 손끝에서 그저 바다보다 넓은 삶이 돼 왔다. 열여섯 시절부터 갯벌에서 희망을 길어 올린 김승룡, 전통 낙지 가래를 20여 년 넘게 다듬어온 강성덕, 바람 맞는 허수아비처럼 묵묵한 대장장이의 이야기는 소박하지만 뜨거운 리듬을 지닌다. 부드럽고 쫄깃한 무안 낙지는 미각 위에도 추억을 쌓게 하고, 시장 골목의 탕탕이와 비빔밥 한 상은 이 땅과 바다, 그리고 부지런한 사람 손이 함께 만드는 행복임을 알려준다.

“갯벌의 삶, 낙지의 맛”…‘고향민국’ 무안, 사람과 땅의 기록→삶의 풍요를 읊다 / EBS
“갯벌의 삶, 낙지의 맛”…‘고향민국’ 무안, 사람과 땅의 기록→삶의 풍요를 읊다 / EBS

할아버지의 가마 앞에서 분청사기를 빚는 김옥수 명장의 손길은 자연의 결과 예술적 열정이 만나는 지점에서 특별한 표정을 갖는다. 밥상 위의 21첩 반찬집, 각설이패가 장터에 불을 지피는 풍경, 못난이 조각상이 반기는 백련지의 환희, 자갈 깔린 골목마다 쌓인 옛 이야기는 시청자 마음 깊이 여운을 남긴다. 소박한 하루와 짚불 삼겹살집의 오랜 맛, 옷을 뜨는 손, 인형을 만드는 아들의 정성 모두가 사라진 듯 다시 떠오르는 가족의 온기를 품고 있다.

 

황토밭 고구마와 덤장 어업, 유채밭과 영랑게가 숨 쉬는 갯벌 생태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된다. 삶과 자연이 녹아드는 무안의 모든 순간은 흙, 바람, 밥상 그리고 시장 골목의 노래로 이어진다. 평범한 일상에 스며든 다정한 인심과 전통의 힘, 마을의 쉼표 같은 풍경을 따라, ‘고향민국’은 시청자들과 다시금 잊혀진 향기를 곱씹는다.

 

가장 평범한 것들이 가장 특별하게 물드는 무안의 기록, ‘고향민국’은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저녁 7시 20분 EBS를 통해 하늘과 땅, 바다를 품은 삶의 풍요를 전한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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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민국#무안#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