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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속 묻어난 인간미”…이범수, ‘광장’ 빌런 본색→충격 반전의 서사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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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속 묻어난 인간미”…이범수, ‘광장’ 빌런 본색→충격 반전의 서사가 번졌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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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앉은 낯선 방 한가운데, 이범수의 냉소 어린 표정은 차가운 긴장과 묘한 인간미 사이에서 흔들렸다. ‘광장’ 안에서 그는 냉철한 거리감과, 짙은 농담이 섞인 반전의 순간들을 천연덕스럽게 오갔다. 하지만 도도한 악역의 껍질 아래 잊을 수 없는 따뜻함과 섬세함이 스며든 모습은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에서 이범수는 뒤처리 전문 업체 엔클린의 대표 심성원으로 등장, 냉랭한 도시의 한복판에서 복수와 운명의 소용돌이 속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극의 초반, 그는 비열함과 현실적인 노련함, 그리고 뜻밖의 엉뚱한 유머까지 아우르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심성원이란 인물의 내면 깊숙이 흐르는 고독과 약함은 날 선 에너지에 온기를 더했고, 거대한 긴장이 몰아칠수록 미묘한 감정의 교차점이 살아났다.

“냉소 속 묻어난 인간미”…이범수, ‘광장’ 비열한 빌런→묵직한 반전 / 넷플릭스
“냉소 속 묻어난 인간미”…이범수, ‘광장’ 비열한 빌런→묵직한 반전 / 넷플릭스

본격적인 복수가 시작된 이후, 이범수는 심성원의 유쾌한 농담과 독특한 처세로 팽팽한 몰입감을 이끌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캐릭터는 단순한 빌런 이미지를 넘어 복수와 인간미, 그리고 때로는 코믹함이 치밀하게 뒤섞인 인물로 재탄생했다. 소지섭이 연기한 기준의 복수극 한가운데서 심성원은 결정적인 단서를 내던지며, 마지막에 이르러 예상을 뒤엎는 반전의 얼굴을 드러냈다.

 

최성은 감독은 “심성원은 유일한 양아치이자, 모든 인물 중 가장 인간적인 면을 가진 것이다”라고 평가하며, 이범수가 현장에서 어김없이 캐릭터의 독특한 대사와 몸짓을 추가해 생동감을 불어넣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의 즉흥 연기와 섬세한 감정선이 전체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잡았고, 썰렁한 냉소와 따뜻함 사이를 넘나들며 작품의 균형을 이뤘다.

 

수십 년 연기 생활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역할로 의미를 쌓아온 이범수는 ‘광장’을 통해 악역 연기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는 호평을 얻었다. 빌런의 서늘함 뒤에서 번지는 인간미,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 속에 녹아든 반전의 감정선이 그의 진가였다. 심성원이란 인물은 마지막까지 무겁고도 선명하게 남아, 작품 그 자체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됐다.

 

비열함과 냉소, 독설 뒤의 묵직한 온기가 스며든 채, 이범수가 완성해낸 심성원은 오랜 시간 시청자의 기억 속을 맴돌 것이다. 모든 회차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으며, 입체적 악역의 새로운 교본을 펼쳐 보인 이범수의 연기는 ‘광장’이란 이름을 더욱 또렷하게 각인시킨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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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광장#심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