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만의 재이동”…배지환, 피츠버그 복귀 후→또다시 마이너리그행
짧은 환호 후 다시 맞이한 이별이었다. 배지환은 열흘 만에 빅리그에서 물러나 또다시 어둡고도 치열한 마이너리그 무대에 발을 디뎠다. 기대와 설렘이 교차했던 잠깐의 순간, 그는 선발 경쟁의 높은 벽 앞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피츠버그는 냉정히 로스터 운용의 방침을 고수했고, 그 선택 끝에 다시 한 번 배지환과의 짧은 작별이 결정됐다.
17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은 닉 설랙을 26인 로스터에 등록하는 동시에 배지환을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로 내려보낸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즌 개막 엔트리 멤버로 선택받았던 그는 두 경기 출전 후 트리플A로 이동했고, 지난 10일 빅리그 복귀의 벅찬 순간을 맞았지만, 한 주 남짓의 짧은 기회만을 부여받았다.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배지환은 빅리그에서 7경기, 11타수 1안타, 타율 0.091이라는 성적에 머물렀다. 주로 대주자 역할로 나서야 했던 그는 경기 내내 팀 내 치열한 경쟁에 밀렸다. 일시적 부진과 한정된 출전 기회 속에서, 자신의 속도를 더디게 끌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피츠버그 구단은 “로스터 운용의 일환”이라고 설명하며, 선수가 아닌 구단 전체의 균형과 전략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내비쳤다. 현지 언론 역시 “트리플A 라이벌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주전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며 상황을 조명했다.
이제 배지환은 다시 트리플A에서 출전 시간을 확보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피츠버그는 당분간 트리플A에서의 실전 활약을 기반으로 재승격 가능성을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걸음을 멈춘 듯한 순간, 그러나 길은 계속 이어진다. 소박하지만 굳센 믿음만이 다시 그를 빅리그로 이끌 것이다. 피츠버그는 이번 주말 시카고 컵스와 3연전을 예고했고, 내야와 외야를 넘나드는 선수들의 생존 경쟁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고요한 구장의 새벽, 배지환의 다음 비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