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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차이 골잡이 맞대결”…주민규, 동아시안컵 중국전 선발→우승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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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차이 골잡이 맞대결”…주민규, 동아시안컵 중국전 선발→우승 시동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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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위, 잠시도 느슨할 틈 없이 팽팽히 흐르는 긴장. 승리를 향한 주민규의 눈빛은 어둠이 내려앉은 용인의 구장에서도 조금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짙은 경험과 노련함을 앞세운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발 명단이 발표되자 팬들은 각기 다른 기대와 희망을 응원석에서 보내고 있었다. 동아시안컵 첫 경기, 대한민국은 내실을 다진 베테랑 주민규를 전방에 내세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날 선발 명단에는 주민규를 비롯해 이동경, 문선민, 김진규 등 K리그에서 활약한 주축들이 포진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골키퍼 조현우를 주장으로 두고, 박진섭, 김문환, 박승욱 등 안정적인 포지션 운용으로 균형을 꾀했다. 반면 중국 대표팀은 2006년생 왕위동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어린 선수들로 과감하게 새 판을 짰다. 양 팀 모두 최전방 공격과 2선 연계 플레이에 힘을 쏟는 전술적 선택을 보여,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지난해 9월 주민규가 펼친 출산 세리머니
지난해 9월 주민규가 펼친 출산 세리머니

주민규는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득점 상위권에 오른 만큼 이번 무대에서 득점 감각을 재확인받을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공격진을 지휘하는 그의 침착함과 순간적인 움직임은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손꼽혔다. 이에 맞서는 중국의 왕위동은 만 16세의 패기와 속도로 맞불을 놨다. ‘16살 차이’라는 상징적 구도가 양 팀 사이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홍명보 감독은 “승리라는 분명한 목표를 잊지 않겠다”며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했고, 부주장 박진섭 역시 “전승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K리그와 J리그를 중심으로 국내파들이 집결한 가운데, 비 A매치 일정 탓에 유럽파 공백을 메우는 열정이 묻어났다. 최근 대표팀 공격수진이 연달아 부상 악재를 겪은 와중에, 주민규의 선발 출격은 신뢰와 의지의 결과로 평가받았다.

 

경기가 펼쳐진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예상과 달리 관중석이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경기장 곳곳에 울려 퍼지는 응원 소리, 선수들의 굳은 표정과 접전의 열기는 방송 중계를 통해 전국 축구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대표팀은 약 6년 만의 안방 우승 탈환을 눈앞에 두고,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중국이 세대교체를 내세워 팀 미래를 실험한다면, 한국은 경험을 바탕으로 단기전에서 확실한 결과를 노린다. 이날 경기는 왕위동과 주민규, 그리고 홍명보 감독의 선택이 빚어낸 반전의 무대였다. 그라운드를 뛰는 22명의 표정에는, 실험과 도전, 그리고 우승을 향한 간절함이 담겼다.

 

온기와 끈끈함이 감도는 현장에선 누군가의 오랜 바람, 새로운 꿈, 아련한 기대가 교차한다. 동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여정은 이날을 기점으로 한일전, 결승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팬들의 응원만큼이나 선수 한 명 한 명의 각오와 온도가 남달랐던 밤이었다. 2025 동아시안컵 한국 대 중국 경기는 7월 7일 저녁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러졌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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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홍명보#동아시안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