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염식 섭취·장내미생물 연쇄작용”…KAIST, 뇌종양 악화기전 첫 규명→정밀 치료법 시사

짠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습관이 뇌 종양의 발병과 악화에 실질적 영향을 준다는 분자생물학적 근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팀은 고염식이 장내 미생물 구성을 재편하며, 그 결과로 축적된 대사물질 프로피오네이트가 뇌종양의 악성도를 증폭시킨다는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서 4주간의 고염식이 후 종양 세포를 주입하는 실험을 통해, 일반식이를 한 쥐보다 생존율의 유의한 저하와 종양 크기의 뚜렷한 증가를 관찰했다. 장내 미생물 제거 또는 FMT(분변미생물 이식) 실험에서도 비슷한 뇌종양 악화 소견이 반복됐으며, 이는 미생물군 자체가 병리 기전의 핵심임을 방증한다. 박테로이드 불가투스(Bacteroides vulgatus) 균의 증식과 프로피오네이트 합성 효소의 발현 증대가 고염식 환경에서 도드라졌으며, 프로피오네이트는 뇌종양 세포 내 저산소유도인자-1알파(HIF-1α) 신호를 활성화함으로써 형질전환성장인자-베타(TGF-β), 제1형 콜라겐 등의 종양 악성화 경로를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교모세포종 환자 암세포 유전체 분석을 토대로, 고염식과 장내 미생물 대사 변화가 임상적 의미를 갖는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나아가 뇌종양 환자 대상 식이 조절 및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치료 전략의 단초로 기능할 전망이다. 최근 국제학술지 '저널 어브 익스페리멘탈 메디슨'에 게재된 본 연구는, 음식 섭취 방식과 중증 암 발현의 연결고리를 분자 단위에서 해명했다는 점에서 세계적 의의를 품는다. 이흥규 교수는 "식단, 미생물, 종양의 상호작용을 정밀히 제어함으로써 뇌종양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엄정하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