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선수촌 환호성 울려”…아히, 네덜란드 대표팀 맹훈련→삼성화재 데뷔 임박
첫 발걸음의 떨림을 안고 진천선수촌 문을 연 미힐 아히. 자연스럽게 번지는 그의 미소는 팀 동료들과의 재회, 낯선 훈련장 곳곳을 탐색하는 설렘에서 비롯됐다. 남자 배구 네덜란드 국가대표 공격수 아히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경기장과 웨이트장에서 연달아 감탄사를 쏟아냈다.
김지한, 한태준과 코트 한복판에서 손을 맞잡고, 익숙한 한국어 인사로 짧은 대화가 이어졌다. 과거 우리카드에서 동고동락했던 기억이 솟는 순간, 아히의 마음도 알게 모르게 흔들렸다. 경기 후 그는 “양 팀 모두 좋은 점을 얻어 기쁘다. 진천선수촌에서의 첫 훈련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아히는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활약 중 부상을 겪은 뒤, 트라이아웃을 통해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에 소집된 그는 이번 시즌 진천선수촌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며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 참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생활은 익숙하지만, 진천선수촌 시설을 처음 경험해 매우 놀랐다”며 종목별, 선수별로 세심하게 갖춰진 환경에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조엘 뱅크스 감독 역시 “최고의 환경, 그리고 음식까지 완벽하다”고 칭찬을 더했다. 경기를 직접 챙긴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도 새 외국인 선수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신중함이 읽혔다. 선수단의 중심에 선 아히가 이번 평가전을 계기로 더욱 강인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진천의 푸른 공기, 뜨거운 땀방울, 잠시 멈춘 시간 속에서 선수들은 미래를 꿈꿨다. 코트 위 재치 있는 플레이와 낯선 선수들과의 우정 어린 인사가 켜켜이 쌓였다. 관중석 너머로 전해지는 팬들의 응원은 잠시 숨 고르는 그들에게 조용한 힘이 됐다. 네덜란드 대표팀은 6월 11일부터 중국 시안에서 열릴 VNL 1주 차 경기 준비에 한창이다. 아히는 이번 전지훈련을 발판 삼아 삼성화재에 정식 합류할 예정이다. 아히의 새로운 이야기는 2025-26 V리그에서 조용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