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경제전선 긴장 고조”…유학생 비자부터 항공기까지 압박 확산→글로벌 증시 불안 심화
영국 런던의 회색 하늘 아래, 세계 경제의 맥박이 오롯이 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마치 장대한 장기판을 마주한 듯 각기 다른 수의 새로운 돌을 올려놓으며, 무역 전선의 지형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시장의 불안은 그 어느 때보다 서늘하게 흐르고, 압박의 파도에 각국 증시는 큰 물결에 휩쓸리듯 일렁인다.
최근 미중 무역 협상장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학생 비자 취소, 항공기 인수 보류, 첨단 기술 수출 통제 등, 익숙했던 통상 무대 위에 없던 새로운 카드들이 올랐다. 미국은 자국 대학에서 수학 중인 약 27만 명의 중국인 유학생 비자를 대거 취소하기로 방침을 굳혔고, 이는 기술과 인재라는 근간까지 흔드는 조처다. 루비오 국무장관의 설명처럼, 대상은 중국 공산당 연계 학생과 전략기술 분야 전공자로 좁혀진다. 앞으로 중국·홍콩발 신청자에게 더 엄격한 심사를 예고했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 경제 안전보장에 직결된 첨단 분야로 대중 수출통제의 보폭을 넓혔다. 칩 공급망의 심장부를 겨누며, 인공지능과 미래 산업의 방향까지 쥐락펴락하려는 듯하다.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에서도 미국은 주 수출국 위치를 토대로, 중국 기업 한 곳 이상의 수출 허가를 거부하는 강수를 뒀다. 올해 들어 중국의 에탄 수입액 중 99%가 미국산이었음에도, 동부 해안 산업지대엔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반면 중국 정부가 손에 든 카드는 희토류였다. 70%의 생산, 90%의 가공을 장악하는 중국은, 희토류 7종의 수출을 특별 허가제로 묶으며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방위 산업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군사 전용과 이중용도 물자 통제의 필요성을 내걸지만, 자동차와 첨단 기술의 심장부에 위기감이 번진다. 텅스텐, 안티몬, 갈륨, 게르마늄 등 원료의 잇따른 수출 금지도 국제시장에 불안을 더한다.
항공기 분야마저 예외란 없다. 중국은 자국 항공사에 미국산 보잉 인수를 잠정 중지한 끝에 최근 해제했지만, 주문은 한동안 얼어붙은 채였다. 반면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 건수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혀, 동아시아의 외교적 온도 또한 다시금 끓어오른다.
이처럼 미중이 상품, 서비스, 인력, 기술 전 방위로 동시다발적 견제를 펼치며, 글로벌 증시와 원자재 시장, 환율은 짙은 안개 속을 헤맨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서 합의와 타협의 손길이 쉽사리 닿지 않을 것이라 내다본다. 기술과 자원, 인적 교류까지 교착의 구간이 넓어져, 경제 지표의 흐름도 불투명해진다. 추가 보복성 조치나 정책 변화에 따라, 단 하나의 수치에도 전 세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는 국면이 도래했다.
투자자들은 합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늠하며, 신중한 대응의 필요를 거듭 곱씹고 있다. 런던의 긴 밤에도, 세상은 다시 시작된 거대한 흐름 앞에 숨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