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선발 관리”…오원석, 다승 2위에도 말소→kt 체력운영 변하지 않는 이유
차갑게 식은 더위 속, kt wiz 더그아웃은 묵직한 긴장감으로 채워졌다. 시즌 내내 선발진을 이끌던 오원석의 이름이 예고 없이 제외됐다. 많은 이들이 승수 행진의 주역을 향한 시선에 방문을 닫았고, 체력 운용이라는 구단의 원칙은 한층 더 굳건해졌다.
1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KBO리그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앞두고, kt wiz는 오원석의 1군 엔트리 말소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좌완 에이스의 무대는 잠시 멈췄고, 궁극적으로 시즌 운영 중심에 ‘휴식’이라는 단어가 새겨졌다.

올해 SSG 랜더스에서 kt wiz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오원석은 13경기에서 8승 3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하며 다승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프로 데뷔 이래 시즌 최다승을 이미 경신한 성적표다. 구단의 결단 뒤에는 쉴 틈 없는 일정을 견디는 투수진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판단이 자리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원석은 충분한 휴식 차원에서 말소했다. 컨디션을 회복하면 로테이션에 복귀할 것이다”라며, 대체 선발 후보 역시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감독은 오원석의 성장에 대해 “이적 후 투구폼이 간결해졌고, 팀 내 경쟁 속에서 더욱 성숙해졌다. 한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감독은 SSG와의 경기에서 쿠에바스가 좋은 구위를 뽐냈지만, 전체 시즌을 통틀어 제구가 흔들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투수진 전체의 불안 요소와 동시에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고민을 내비친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 전역하는 배제성의 보직 역시 팀 합류 후 몸 상태 등을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복안을 덧붙였다.
kt wiz는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전력의 기복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오원석의 잠시 멈춘 걸음과 투수진의 변화가, 또 다른 성장의 시간으로 이어질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경기장을 둘러싼 응원의 물결, 그리고 낯선 공백에 스며드는 아쉬움. 사라지지 않는 긴장감 속, 감독의 깊은 시선과 선수들의 숨 고르기가 조용히 교차했다. 한낮의 햇살만큼 무거운 결정들이 남기고 간 흔적은, 다시 돌아올 도전의 시간에 담길 예정이다. 오원석과 kt wiz의 시즌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 팬들 곁에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