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신요금 할인 효과”…8월 소비자물가 9개월 만에 최저
8월 소비자물가가 1% 후반대로 떨어지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신업계의 대규모 요금 할인, 특히 SK텔레콤이 제공한 8월 한달간 50% 요금 감면이 물가 안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로써 지난 11월 이후 9개월 만에 물가상승률이 최저점을 경신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한 116.45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2%대를 유지해온 물가 상승률이 코로나19와 작황 부진 등 복합 변수에도 불구하고 1.7%까지 낮아진 것은 SK텔레콤 등 일부 통신사의 대규모 할인 정책에 힘입은 결과다. 실제로 SK텔레콤의 50% 요금 할인 효과로 휴대전화 통신요금이 21.0% 하락했다. 비슷한 시기 공공서비스 가격도 크게 떨어져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이번 할인 정책은 2020년 코로나19 유행 시기 정부의 청소년·노령층 통신요금 감면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통신요금 할인분을 제외할 경우, 물가상승률은 2.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통신료 인하가 물가 안정에 미친 물적 효과가 크게 평가된다.
다만 식품류 가격은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전반의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가계의 체감 부담을 키웠다. 돼지고기(9.4%), 쌀(11.0%), 고등어(13.6%), 햄및베이컨(11.3%), 김치(15.5%) 등 일상 식탁 품목의 가격이 두 자릿수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름철 폭염, 호우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함께, 7월 말부터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수요를 자극한 점도 가격 오름세에 일조했다.
이 밖에도 보험료(16.3%), 사립대학 등록금(5.2%), 치과진료비(3.2%)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요금이 줄줄이 오르며, 전체적 물가 구조의 강한 상방 압력이 지속됐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국내 통신요금 할인 정책이 물가 안정에 특기할 만한 단기 효과를 냈으나, 농산물·식품 등 구조적 요인에선 여전히 시장 불안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최근 기후 이상과 공급망 변동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위험요소도 상존한다.
정부는 주요 품목별 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빠른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단기적 요금 인하 효과로 전체 물가가 잠시 안정됐으나, 먹거리와 생활물가에 대한 중장기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산업계는 이번 통신요금 할인 효과가 과연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그리고 생활물가 관리와 균형 발전의 해법이 새 성장 조건으로 자리 잡을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