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결승포 흔들”…롯데, 부상 악재 뚫고 역전승→두산과 시즌 동률
비가 내렸던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 벤치에는 한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4회 초 상대 타구에 오른쪽 어깨를 맞으며 경기에서 이탈하는 장면은 선수단과 팬 모두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남겼다. 그러나 경기 흐름은 이내 바뀌었다. 3회말, 선두 타자 이호준이 곽빈의 147㎞ 강속구를 밀어올리며 좌월 솔로 홈런을 완성했다. 침묵하던 관중석은 그의 방망이로 다시 깨어났다.
롯데의 투수진은 위기 속에서 더욱 단단했다. 나균안이 강판된 직후 박진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득점권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4회초 두산 베어스가 1사 1,3루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김민석의 번트 동작이 교란이 돼 양의지가 3루에서 횡사했고, 후속 타자들 역시 실점 없이 물러났다. 이어진 이닝마다 롯데는 공격 기세를 높였다. 5회말에는 고승민의 우전 안타와 윤동희의 볼넷, 레이예스와 나승엽의 적시타가 연이어 터지며 3-0까지 달아났다.

8회말에도 롯데는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박찬형의 희생플라이, 장두성의 땅볼로 2점을 보태 5-0까지 격차를 벌렸다. 두산 베어스는 9회초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다양한 공격 패턴과 수비 집중력이 두드러진 한판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시즌 상대 전적을 7승 7패 1무, 완벽한 동률로 만들었다. 처진 어깨로 마운드를 내려간 나균안을 대신해 투수진이 빈틈을 막고, 타선은 이호준의 홈런을 시작으로 마지막까지 끈끈한 응집력을 보여줬다.
빗방울과 긴장, 안타와 환호가 교차한 부산의 밤. 팬들은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선수들의 투지와 서로를 향한 믿음은, 그라운드 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다음 승부는 또다시 팬들을 사직구장으로 이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