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이브 무실점 행진”…유영찬, LG 뒷문 잠그며 8월 질주→MVP 후보 도약
8월의 무더위 속에서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함성이 유영찬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커졌다. LG 트윈스의 팬들은 경기 후반 뒷문을 지키는 유영찬의 단단한 눈빛에 신뢰를 보냈고, 박수갈채는 네 번째 베이스가 아닌 마운드를 향했다. 마무리 투수로서 13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 0.64와 9세이브, 그리고 1승 1패의 기록은 책임감과 기세를 동시에 증명했다.
LG 트윈스는 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8월 최우수선수 후보 목록에 두 명을 올려 전력의 깊이를 드러냈다. 한 달 동안 기록한 18승 1무 6패, 승률 0.750은 구단 역사상 월간 최다승으로, 신예 외국인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 역시 4경기 4승, 평균자책점 0.36을 남기며 팀 상승세에 무게를 더했다.

특히 유영찬은 팽팽했던 경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역할을 맡았다. 13경기 중 5차례 이상 1⅓이닝 이상 책임지며 팀의 가장 위험한 순간마다 나섰고, 상대의 마지막 득점 기회를 매듭지었다. 8월 잠실의 한가운데에서 유영찬의 강심장은 모든 승리의 출발점이 됐다.
염경엽 감독은 2일 잠실구장에서 “나의 8월 MVP는 유영찬”이라고 칭찬하면서 “팽팽한 승부에서 흔들림 없이 아웃 카운트 4개를 책임지는 모습에 신뢰가 깊어진다”고 밝혔다. 7회까지 앞서갔던 1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결과에도 뒷문의 안정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LG는 8월 7일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고 2위 한화 이글스와 5.5게임 차,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 15를 남긴 채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현장 분위기 역시 고스란히 느껴진다.
염경엽 감독은 “야구는 끝을 알 수 없는 경기”라며 “모두의 조화와 협력 없이는 지금의 결과도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자신감, 조직력을 등에 업은 LG 트윈스는 팬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승리하는 야구’의 서사를 써 내려가겠다는 각오다.
유영찬의 손끝에서 시작된 안정감, 그리고 모두가 뭉쳐 일군 팀의 바람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뜨거웠던 8월의 기록과 여운은 이제 가을야구를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