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車관세 인하 가속화”…일본·한국 자동차업계 긴장→시장구도 변동 촉각
미국이 일본과의 자동차 관세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중대 결정을 내리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및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에 맞춰 25%의 관세를 12.5%로 낮추기로 합의해, 미국 시장에서의 일본산 차량 가격 경쟁력 상승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한국 자동차 산업계도 비슷한 관세 인하 기대와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관세 인하 협상은 일본 자동차업계의 대미 무역 흑자 비중이 80%에 달하고, 미국이 자국 시장에서의 일본차 비율 확대를 꾸준히 압박해 온 맥락에서 성사됐다. NH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기존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5%의 관세는 12.5%로 절반 감소하며, 일본차에 대한 전체 미국 내 관세율은 15%로 합의됐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내 시장 진입 확대를 수용하는 형태로, 자국 시장의 비관세 장벽 완화까지 조건으로 내세웠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내 미국 자동차 브랜드의 점유율은 2.8%에 불과하며,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이미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한국은 일본과 유사하게 자동차 및 부품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관세 인하가 촉발할 미국의 수입차 시장 개방 요구가 조만간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차와 기아 그룹의 주가가 6% 가량 급등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과 함께, 자국 산업 보호의 한계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6개사)는 588만대, 한국 자동차(3개사)는 220만대를 판매했으며, 현대차·기아와 도요타·혼다가 미 시장에서 가격과 모델에서 직접 경쟁한다는 점에서 관세 인하가 실제 경쟁 구조에 미칠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진단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비관세 장벽 해소와 관세 인하를 동시에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암참과 미국무역대표부 등은 전기차 보조금, 주행거리 시험, 온실가스 기준 등도 한국시장 진입의 주요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올해 4월 무역 장벽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산 차량 내수 비중을 언급한 바 있다. 자동차로 인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비중이 71.9%,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미국 비중이 51%에 달하는 현 시점에서, 관세 및 비관세 장벽 변화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중장기 경쟁력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