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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뒤덮은 러브버그, 방제 총력”…자연과 공존 해법 두고 논란
사회

“계양산 뒤덮은 러브버그, 방제 총력”…자연과 공존 해법 두고 논란

한채린 기자
입력

인천 계양산 일대에서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가 이례적으로 대량 출몰하면서 지역 사회와 지방자치단체, 중앙부처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친환경 방제와 자연과의 공존, 그리고 시민 생활 불편 해소라는 복합적 쟁점이 부각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계양산 일대는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급증했다. 이에 계양구청과 환경부는 계양산 하느재 고개에서 정상에 이르는 1.5km 구간에 송풍기, 살수장비, 광원포집기, 롤트랩 등 다양한 친환경 방제 장비를 동원했고, 7월 4일에는 환경부 및 구청 인력 76명이 현장 방제와 청소작업을 집중 실시했다.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방제 작업 / 연합뉴스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방제 작업 / 연합뉴스

계양구청에 따르면 7월 4일 낮 12시 기준 계양산 정상부 러브버그 밀집 구간에서는 개체 수가 전달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대량 발생 후 약 2주 이내 자연 소멸되는 특성이 있어 무분별한 화학 방제보단 친환경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등산로와 산책로 등에는 대형 끈끈이 트랩, 광원포집기 등이 동원돼 성체와 사체의 수거·제거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 등 당국도 “생태계 교란과 시민 불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살수 등 비화학적 방제를 원칙으로 삼고, 드론 투입 및 빛 유인 장치 확대 등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했다. 주말에는 청소인력 40여 명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러브버그 확산과 지자체의 대응 방식을 두고 논란도 일고 있다. 윤환 계양구청장이 “국민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일부 주민들은 “환경단체는 의식하면서 지역 주민 고통은 무시한다”며 반발했다. 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시민과 당국의 소통 방식과 방제 전략의 한계를 두고 논쟁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장기간 방치될 경우 차량 도장 손상이나 도시 미관 훼손 등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러브버그는 2015년 인천에서 처음 유입된 외래종으로, 2022년 이후 수도권 곳곳에서 대규모로 관측되고 있다. 산성 체액과 번식력, 도심 고온·고습 환경에 잘 적응하는 특성 때문에 확산세가 커졌으며, 서울연구원은 “현재의 기온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2070년 한반도 전역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계양구와 환경부, 전문가들은 천적 도입과 번식지 조건 변화 등으로 인해 해마다 개체 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대량 발생지는 최근 민원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추세다. 무분별한 방제보다 생태계 균형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현재 계양산 일대 러브버그 출몰은 7월 중순 이후 자연적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계양구청은 주말까지 방제·청소 투입을 지속하고, 정기 예찰·추가 장비 운용 등 대책에도 힘쓸 방침이다.

 

계양산 러브버그 사태는 곤충 출몰을 넘어 기후, 생태계, 도시 정책, 시민 감정이 얽힌 사회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논쟁이 어떤 해법과 변화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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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러브버그#계양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