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안만났다던 ‘멋쟁해병’ 단톡방 일원”…송호종, 국회서 거짓증언 정황 포착
채상병 순직사건을 둘러싼 외압·은폐 의혹 수사가 정점으로 향하는 가운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통로로 지목된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 참여자들이 국회 증언과 달리 임 전 사단장과 만난 정황이 드러났다.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임 전 사단장과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했으나, 최근 특별검사팀이 송 전 부장과 임 전 사단장이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실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달 12일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휴대전화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과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을 찾아냈다. 송 전 부장은 사진 속에서 임 전 사단장의 어깨에 왼팔을 얹고 웃고 있었다. 추미애 의원실은 “해당 사진은 채상병 순직사건 약 5개월 뒤인 2023년 12월 23일 오후 촬영됐다”고 밝혔다.

송 전 부장은 김건희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함께 해병대 전역자 5명으로 구성된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 참여자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작년 연말 임성근 사단장, 이종호 대표와 만났느냐”는 질의에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특검이 확보한 사진으로 거짓증언 정황이 확인되면서, 위증 논란이 정치권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당 인사들은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에서는 “국회 증언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흐리려 한 것 아니냐”며 강력 비판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송 전 부장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송 전 부장은 임성근 전 사단장 재임 시절인 2023년 3월, 이종호 전 대표와 함께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엔 임 전 사단장, 이 전 대표와 골프 모임을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골프 모임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12일 송 전 부장의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와 컴퓨터, 메모장 등을 확보했다. 이어 18일 송 전 부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구명 로비’ 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정치권은 사실상 ‘멋쟁해병’ 단톡방 일원들의 국회 거짓증언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며, 특검 결과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회는 수사 경과를 주시하면서 관련 논란을 향후 회기에서 다룰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