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세, 빌런의 서늘함 품고…”…굿보이·하이파이브, 극과 극 얼굴→연기 진폭 어디까지

어스름이 가라앉은 촬영 현장에서 오정세의 눈빛은 따스함과 서늘함의 경계에 머문다.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픈 진심 어린 부성애가 번지는 와중에도, 불현듯 비치는 차갑고 음울한 기운이 장면의 온도를 바꿔놓는다. 그가 걸어 들어서는 한 컷마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스스로를 넘나드는 깊은 감정의 폭이 펼쳐진다.

최근 오정세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오애순의 새아버지 염병철로 잠깐 등장해도 선 굵은 존재감을 남기며 시작부터 시선을 모았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단층적이지 않은 표정과 독특한 말투로 정을 주자니 어딘가 불편하고도 버릴 수 없는 가족의 얼굴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이어서 스크린에서 오정세는 영화 ‘하이파이브’로 새로운 관객을 만난다. 국가대표 출신 태권도장 관장 종민 역을 맡은 오정세는 익살맞으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으로 딸을 보듬는 모습을 보여준다. 웃음과 진정성을 오가는 완서와의 부녀 케미스트리가 극의 온도를 높인다. 서툰 듯 솔직하지만, 마음 깊이 흐르는 부성애로 캐릭터를 완성한다. 관객들은 종민의 어깨가 전하는 작은 떨림을 통해 한없이 따스한 감정에 빠져든다.

그러나 오정세는 이 같은 다정함에서 전혀 상반된 모습으로 또 한 번 안방극장을 점령할 채비를 마쳤다. ‘굿보이’에서 선보일 빌런 민쥬영은 평범한 일상을 견딜 수 없는 결핍과 이면을 지닌 절대 악역. 관세청 세관 공무원이라는 낮의 얼굴과 인성시를 초토화하는 밤의 본성을 교차하며, 서늘한 에너지와 섬뜩함을 한순간에 표출한다. 감정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시시각각 변주되는 눈빛과 표정, 묵직한 차가움이 시청자에게 강렬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지난 시간 동안 오정세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결코 허사가 아님을 입증해왔다. 평범한 생활인에서부터, 엇갈린 사랑을 품은 가장, 그리고 소름 돋는 악인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게 변신하며 깊은 내공을 드러냈다. 이번 ‘하이파이브’와 ‘굿보이’에서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양극단의 감정선을 오가며 2025년 상반기 관객과 시청자의 기억에 잊지 못할 연기 장면을 남긴다.

이질적인 두 얼굴, 그리고 무한한 서사의 변화. 오정세는 때론 눈물짓게 하고, 동시에 심장마저 조일 듯한 스릴도 안긴다. 진심을 품은 내공과 새로운 도전의 용기로, 영화와 드라마 모두에 깊은 감정을 심어 넣는다. 영화 ‘하이파이브’는 이제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오정세의 강렬한 빌런 연기는 5월 31일 밤 10시 40분 ‘굿보이’ 첫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