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단기 상승”…6월 4일 국내 금값,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에 힘입어 강세
햇살이 새벽 어둠을 조금씩 몰아내던 6월 4일, 한국거래소의 금 시세 전광판에도 새로운 기록이 떠올랐다. 이날 오전 9시, 금 1돈은 55만 8,000원에 달했고, 이틀 전보다 5,250원 상승하며 0.9%의 오름폭을 그렸다. 단기적으로 가파른 상승이며, 1주일 평균과 비교하면 7,495원이나 높아 1.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바깥에서 불어오는 불확실성의 바람은 자연스레 금의 가치를 다시금 끌어올리고 있었다.
국제 시세 역시 같은 흐름을 탔다. 삼성금거래소가 이날 오전 내놓은 수치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각각 살 때 404.65달러, 팔 때 404.85달러에 도달했고, 이는 원화로 환산할 시 55만 7,127원, 55만 7,392원에 이르렀다. 전일보다 각각 735원 가량 오른 수치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이날 1,377원으로 소폭 하락했고, 이와 맞물려 국제 금값은 더욱 견고한 상승선을 그렸다. 환율 하락은 수입 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금 자체의 수요·공급과 투자 심리가 맞물리며 더 복합적인 함의를 남겼다.

데이터는 또렷하다. 6월 4일, 1돈의 금값은 최근 30일 평균과 비교해선 1,589원 낮고, 0.3% 하락하며 조정을 겪었다. 이는 금값이 한 달 내내 오름세만 보인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락, 강세와 약세를 부드럽게 교차하며 안정에 다가가려 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시선을 1년이라는 긴 시간으로 넓혀 보면, 그 변화는 훨씬 극적이다.
지난 1년 최고점은 61만 3,238원으로 집계됐다. 현 시세는 최고가보다 55,238원 낮아 9%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최저가였던 32만 7,788원과 비교하면 23만 213원이나 높아 무려 7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팬데믹,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그리고 변화 무쌍한 통화정책이라는 파도가 몰아친 결과, 금은 여전히 가장 단단한 부유물로 남았다.
시장의 호흡도 바쁘게 움직인다. 6월 2일 기준, 한국거래소의 금 거래대금은 186억 원에 달했다. 투자자들은 이미 금을 안전지대이자, 다시 되찾은 활황의 주인공으로 인식하고 있다. 가격 등락뿐 아니라 거래량의 소용돌이는, 그 자체로 국내외 시장의 변화에 대한 신속한 반응이기도 하다.
이처럼 금값은 조용한 새벽처럼 움직이나, 그 속엔 단기적 수요 급증과 글로벌 금융 불안, 달러와 금리의 파도, 그리고 실물자산의 희소성이 겹겹이 쌓이고 있다. 단순한 자산 이상의 의미가 부여된 지금, 투자자들은 미 연준의 정책과 국제 정세, 환율 흐름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 특히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땐 금이 가진 해지(hedge) 효과가 머지않아 더욱 중요하게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6월 4일 현재의 금값은 단기적으론 1주일 평균을 상회하는 상승, 중기적으론 30일 평균 대비 소폭 하락을 보여준다. 1년의 시간 속에선 저점에서 멀찍이 올라선 자리다. 이 수치는 시장의 긴장과 기대, 그리고 불확실성을 껴안은 채 금이 여전히 매력적인 보호막으로서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이어질 미 연준의 발표와 국제 환율 동향 속에서, 금의 절제된 빛은 다시 한 번 시장의 나침반이 돼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