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레코드 타이의 질주”…김민솔, 7언더파 완벽 라운드→챔피언십 선두 경쟁 불 붙었다
경기도 포천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 촉촉한 빗방울이 스며들며 그라운드에는 깊은 정적이 드리워졌다. 물기 어린 잔디 위에 올려진 공, 그리고 그 곁을 조심스레 정돈한 김민솔의 표정에는 결연함이 깃들어 있었다. 1번 홀 첫 버디가 터진 순간부터, 7차례나 미소를 부른 퍼펙트 라운드는 현장의 허공까지 긴장감 있게 휘감았다. 클럽을 놓은 순간, 갤러리의 탄성과 박수는 그의 이름 위에 쏟아졌다.
김민솔은 14일 열린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적어내며 역대 코스레코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를 쓸어 담은 완성도 높은 경기를 펼쳐, 2020년 안시현의 기록과 나란히 공동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대회장 안팎으로 퍼진 찬사는 신예 루키의 파란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경기 직후 김민솔은 “연습 라운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1번 홀에서 감을 찾으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올해 드림투어 4승을 달성하며 상금랭킹 1위 자리에 올라 있다는 점에서 그는 이미 다수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또한, 본 대회 우승 시 곧바로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할 수 있어 김민솔의 선두 질주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드림투어에서 상위권이었던 고지원이 정규투어로 옮긴 전례가 이번 대회에도 변주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민솔은 “최근 경기감이 좋아지고 있고, 코스와도 잘 맞는다”며 “정규투어에서 최대한 빨리 뛰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날 티샷이 불안한 순간도 있었으나, 아이언 샷의 정확도와 안정적인 퍼팅이 돋보이며 깔끔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김민솔은 코스 레코드를 타이한 순간을 두고 “마지막엔 알지 못했다. 알았다면 더 공격적으로 버디를 노려봤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 선두에는 5월 우승자 홍정민, 4월 정상에 오른 김민선, 조혜림, 정소이 등이 이름을 올리며, 선두권 다툼이 한층 빛을 더했다. 올 시즌 10차례 톱10 진입과 평균 타수 1위를 유지 중인 유현조, 통산 20승을 눈앞에 둔 박민지, 6월 더헤븐 마스터스 위너 노승희가 6언더파 66타로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시즌 4승을 노리는 상금랭킹 1위 이예원은 4언더파 68타로 공동 18위, 김아림은 2언더파 70타로 잠정 48위로 경기를 마쳤다. 박지영은 이븐파에 머무르며 공동 83위를 기록했다.
관중석에는 신예 돌풍에 뜨거운 응원이 퍼졌고, 경쟁자들과 동료들은 코스위에서의 변화무쌍한 흐름에 순위를 재차 가늠했다. 김민솔의 활약은 앞으로 남은 대회 일정 속에 또 다른 반전과 성장을 예고하고 있어, KLPGA 팬들 사이에서 조용한 기대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폭우가 머문 여름 끝자락, 낯선 이름이 코스 위에 새긴 기록은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패기와 침착이 공존한 하루의 결실은 TV로, 현장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의 다음 라운드는 또 다른 반전을 예고하며, 김민솔을 비롯한 참가 선수들의 도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