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첫 도움”…전진우, 이라크전서 어시스트→한국 2-0 완승 견인

바람 한 점에도 가슴이 뛸 듯 설렜다. 경기장에 들어선 전진우의 표정은 긴장과 기대가 교차했고, 결정적 순간 찾아온 패스에 모든 시선이 쏠렸다. 마침내 첫 출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그의 발끝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까지 이끌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이 6일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펼쳐졌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이라크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렀다.

전반전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양측은 미드필드 싸움에 집중하면서 역습 기회를 엿보았고, 대한민국은 촘촘한 조직력과 빠른 측면 돌파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후반 들어 대한민국은 점차 공격에 속도를 더했다. 후반 18분 김진규가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균형을 깨뜨렸다. 이어 후반 29분에는 K리그1 득점 선두 전진우가 교체 투입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의 부담을 안고 그라운드를 밟은 전진우는 투입 8분 만에 황인범의 침투패스를 받아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었다. 전진우는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오현규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네며 데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현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전진우와 오현규는 과거 수원 삼성에서 함께 뛴 동료로, 이번 득점 뒤에는 '구두닦기' 세리머니로 현지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경기 종료 후 홍명보 감독은 “전진우는 K리그에서 보여준 자신감과 결정력이 대표팀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팬들은 SNS를 통해 “전진우의 첫 데뷔전이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며 그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대한민국은 이날 2-0 승리로 남은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마지막 쿠웨이트전에서 선수단은 조 1위로 예선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하루의 끝, 환호와 한숨이 뒤섞인 경기장에는 아직도 전진우의 데뷔 어시스트가 남긴 여운이 감돌았다. 이라크 바스라의 밤, 푸른 유니폼은 팬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의 불빛을 남겼다. 이 경기는 6월 6일 새벽, 현지 바스라 국제경기장 곳곳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