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만에 멀티히트”…이정후, 샌프란시스코 4연승 견인→슬럼프 탈출 신호
슬럼프의 그늘을 걷어내듯, 이정후가 다시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렀다. 시린 6월을 지나 7월의 그라운드 위에 첫 멀티히트와 3경기 연속 안타를 새기며, 그의 이름이 오라클 파크 전광판에 또렷하게 각인됐다. 팬들의 기대와 한숨이 뒤섞인 순간, 이정후의 방망이는 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 문을 활짝 열고 있었다.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이정후는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석인 2회말 1사 1루에서 타이후안 워커의 빠른 직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포문을 연 이정후는, 도미닉 스미스의 적시타로 팀 선취점의 발판을 놓았다.
![안타 치는 이정후[AP=연합뉴스]](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709/1752055161641_477726216.webp)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완 불펜 태너 뱅크스의 슬라이더를 좌전으로 밀어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며칠간 묵혀왔던 타격감이 드디어 빛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시즌 타율 역시 0.246으로 상승했고, 경기 내내 끈질긴 승부로 타선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중반 이후 역전 위기를 맞았다. 6회 1실점, 7회 2실점으로 1-3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9회말, 관중석이 술렁이는 가운데 드라마 같은 반전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케이시 슈미트가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정후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윌머 플로레스의 적시타로 1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 포수 패트릭 베일리가 중견수와 우익수를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완성하며 샌프란시스코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이 한 방으로 상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동공이 흔들리는 사이 홈 관중들은 열렬한 환호를 쏟아냈다.
이날 승리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4연승의 휘파람과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선두 LA 다저스와의 승차도 5경기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18번째 멀티히트와 3경기 연속 안타, 그리고 적극적인 출루로 반등의 흐름을 분명히 하고 있다. KBO 리그 시절부터 이어온 꾸준함과 집중력이 미국 무대에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아직 타점이나 홈런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팀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동기와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지 언론과 팬들 역시 이정후의 최근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계속된 출루와 멀티히트가 앞으로 선발 라인업에서의 비중 확대와 더불어,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경기가 끝난 오라클 파크에서는 팬들의 박수와 탄성이 오래도록 이어졌다. 남은 시즌, 이정후가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야구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이정후의 행보를 더욱 가까이 지켜볼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7월 10일에도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