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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능력, 수요의 3.4배”…중국 배터리 증산에 한일 투자 축소 우려
국제

“공급능력, 수요의 3.4배”…중국 배터리 증산에 한일 투자 축소 우려

배주영 기자
입력

현지 시각 21일, 일본(Japan) 닛케이 신문이 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를 인용해 2024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약 3,930GWh(기가와트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글로벌 배터리 수요(1,161GWh)의 3.4배를 넘어서며, 공급과잉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USA), 유럽, 중국(China) 등 주요 시장에서 업계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이번 공급과잉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 시기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힘입은 대규모 투자 확대가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정책 폐지를 단행하면서 업계에는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경제안보 목적으로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생산을 독려해왔지만, 전기차 판매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공장 가동률과 재고가 눈에 띄게 늘었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능력, 수요의 3.4배…중국 증산 속 韓日 투자는 축소
전기차 배터리 공급능력, 수요의 3.4배…중국 증산 속 韓日 투자는 축소

특히 북미 지역의 공급과잉이 두드러진다. 올해 북미 배터리 생산능력은 수요의 4.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공급과잉 여파로 2023년 전기차 배터리 가격 역시 GWh당 111달러로 하락(전년 대비 26%↓)했으며, 2025년 말에는 80달러 선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시장 주도권은 중국이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 점유율이 70%를 기록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한국)과 SK온(한국)이 각각 3위와 5위, 파나소닉(일본)도 6위에 올랐으나, 한일 양국 기업들은 최근 신규 투자 규모를 조정하거나 축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잇달았다. 반면, 중국은 생산 확대를 이어가며 유럽 현지 투자에도 적극 움직이고 있다.

 

유럽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때문에 중국산 배터리 채택을 늘리면서, CATL 등 중국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배터리 기술 및 생산력 격차가 중국,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 사이에서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공급과잉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추가 하락과 함께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 골드만삭스 등 해외 매체 및 시장 전문가들은 “급격한 공급능력 확대로 기업별 생존전략과 각국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완성차 기업, 배터리 제조업체 및 투자자 모두가 글로벌 시장의 빠른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한 전략 재정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현상이 향후 전기차·배터리 산업 구조, 주요국 정책 및 국제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제 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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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배터리#lg에너지솔루션#ca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