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영업비밀 침해 소송 제기”…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기술갈등 확산 우려
현지시각 14일, 중국(China)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또 한 번의 주요 소송전이 시작됐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는 중국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이타운(E-Town Semiconductor Technology)으로부터 핵심 플라스마 기술 산업기밀 침해 혐의로 19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았다. 이번 조치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 장비 영역에서 더욱 격화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타운은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자사와 미국 자회사 맷슨(Matson)이 보유한 웨이퍼 플라스마 처리 기술을 부당하게 확보하고 특허를 출원했으며,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중국 내 홍보 및 제품 판매까지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타운 측은 “특허 내용 상당수가 공동 영업비밀로, 무단 출원은 중국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며 법원에 기술 사용 중지와 자료 폐기, 손해배상 청구를 요청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그간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장비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워왔으며, 미 정부의 첨단기술 대중국 수출 통제 기조에 맞춰 네덜란드(Nederland)·일본(Japan) 등과 공조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EUV 노광장비 등 필수기술 확보에 제약을 받아왔고, 업계 내 첨예한 기술 유출 및 역유입에 대한 긴장이 꾸준히 높아진 상황이다.
한편, 이타운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간 소송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양 사는 2022년 산업스파이 혐의 등으로 맞소송에 나선 전례가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소송에 대해 “중국의 보복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미국 핵심 산업에 대한 중국의 새로운 압박 가능성에 주목하며, 업계 긴장 고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 미중 신뢰 위기를 심화할 수 있다”며 “양국의 외교·산업 전략이 충돌하는 구간에서 기업 리스크와 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도 이번 기술 소송전의 파장이 향후 반도체 글로벌 질서에 어떤 영향을 남길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