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난에도 대화 의지 재확인”…이재명 정부, 김여정 담화에 유감 표명

남북 관계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한 번 고조됐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정부의 '남북 신뢰 회복 노력'을 원색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대통령실과 통일부가 강한 유감과 함께 일관된 평화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 매체의 이날 보도가 알려지면서 한반도 정세에 미묘한 파장이 감지되고 있다.

20일 대통령실은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북 당국자가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왜곡해 표현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어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들은 일방의 이익이나 누구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며 평화 기조의 내실을 거듭 천명했다. 또한 "정부는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뒤로 하고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여정 부부장이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의 남북 대화 제안을 정면 비난했다고 전했다. 그는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해 왔다"며, 이 대통령에 대해 "이러한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통일부도 "남과 북 주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해 "대북·통일정책의 기본방향은 지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미 밝힌 바 있으며, 앞으로 이를 이행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북한의 강경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부가 대화 의지와 정책 일관성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보수·진보 진영 모두 이번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정부와 정치권은 북측 비난에 맞불을 놓기보다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과 평화정착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될지, 혹은 반목이 이어질지에 대한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