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월드컵 도전”…지소연, NWSL서 경쟁력 유지→대표팀 중심 확고

가벼운 농담이 오가던 훈련장, 시간이 흐를수록 지소연의 눈빛은 깊어졌다. 짧은 순간에도 쌓아온 시간과 자부심이 묻어났고, 대표팀의 여정 위에서 20년 차 베테랑은 여전히 팀의 중심에 서 있음이 느껴졌다. 평가전을 앞둔 여자축구대표팀이 다시 모인 자리, 그곳엔 지소연의 존재감이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6일 홈에서 펼쳐질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2연전을 준비하며 소집됐다. 미국여자축구리그에서 활약하며 경쟁력을 이어온 지소연은 일정상 다소 늦게 합류했지만, 첫 훈련에서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신상우 감독 부임 이후 팀은 2026년 여자 아시안컵, 2027년 브라질 여자 월드컵을 내다보며 본격적인 재정비에 들어갔다. 34세의 지소연은 다시 한 번 팀의 주축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리더십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소연은 2006년 대표팀 데뷔 이후 일본, 잉글랜드, K리그, 그리고 미국 무대를 두루 거쳤다. 지난해부터 NWSL 시애틀 레인에서 뛰며 세계 최정상 리그의 스피드와 피지컬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빠르고 강하다면, 유럽은 기술이 더 뛰어나다"며 현지에서 느낀 차이를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2027년 월드컵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더했다.

이번 소집에는 경험 많은 수비수 김혜리도 포함됐다. 김혜리는 인천 현대제철에서 잇달아 우승을 이끈 뒤 중국 우한 징다로 이적해,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그는 "아시아 정상에 설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대표팀 선배로서의 책임감을 한층 강조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콜롬비아와의 두 번의 홈 평가전 이후 내년 3월 예정된 여자 아시안컵 본선을 준비한다. 본선 진출을 향한 여정 속에서 지소연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 그리고 김혜리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의 존재가 팀 내 세대 간 조화를 이끌고 있다.

끝없는 훈련과 도전, 후배에게 건네는 조용한 시선 속에서 세월은 흐르지만, 필드 위에서 이룬 기록과 마음은 쉽게 퇴색되지 않는다. 지소연이 다시 길 위에 서 있다. 쉼 없이 이어지는 동료들의 숨결과 함께, 이 여운은 여성축구가 계속 써 나갈 이야기의 또 다른 시작이 된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여정은 본격적으로, 내년 3월 아시안컵에서 다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