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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독배’ 누구에게”…구자현·박세현 등 이재명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군 부상
정치

“검찰개혁 ‘독배’ 누구에게”…구자현·박세현 등 이재명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군 부상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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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약 한 달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둘러싼 법조계와 정치권의 긴장감이 극대화됐다. 역대급 ‘개혁 총장’ 인선을 두고 검찰 개혁과 조직 안정의 두 지향이 격렬히 충돌하는 양상이다. 조직 내부의 동요와 함께 검찰 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앞둔 검찰총장 인선 논쟁이 한국 정치의 고착 구조로 떠오르고 있다.

 

3일 기준, 구자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박세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주영환 변호사, 예세민 변호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며, 주요 인선 배경에는 정부의 강도 높은 검찰 개혁 기조와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의 전면 배치가 맞물렸다. 이들은 모두 ‘기획통’ 또는 ‘특수통’ 출신으로 조직 이해도와 혁신 의지를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기소 분리라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조직의 본령과 개혁 방향을 조화시킬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특히 구자현 연구위원은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검찰개혁단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두루 지낸 데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논의 실무를 이끈 이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대검 형사부장, 동부지검장,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 등을 거쳐, 조직 운용과 수사컨트롤 양면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예세민 변호사는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춘천지검장 등을 역임했고, 주영환 변호사는 주요 특수수사·기획 분야를 거친 경력을 내세운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새 총장은 정부의 검찰개혁에 적극 호응하면서도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역시 내세우는 원칙이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총장 인선이 개혁 속도를 가를 결정적 변수”라며 정부의 ‘친인권·기획통’ 기조를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은 “정권 코드 맞추기식 충성 경쟁은 검찰 독립성 훼손”이라며 견제 태세를 유지했다. 학계 일각에서도 “이른바 ‘마지막 종합검사 총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 내외의 이견과 역할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한편, 차기 검찰총장은 1948년 제도 창설 이래 77년 만에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전환의 한복판에 서게 된다. 검찰은 ‘조직 존립 차원’에서 내부 결속과 역량 재편을, 정부는 ‘강력한 개혁 추진’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인선 결과가 이후 정국에 미칠 파장 역시 심상치 않다는 전망이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발표 및 청문 절차는 이달 중순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새 검찰총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법조-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국회 차원 대응과 논의 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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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현#박세현#검찰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