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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12위로 올라선 자신감”…박성현, 아람코 챔피언십 반등→팬들 기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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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12위로 올라선 자신감”…박성현, 아람코 챔피언십 반등→팬들 기대 재점화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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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필드 위, 박성현의 스윙엔 어느새 되살아난 자신감이 묻어났다. 길고 긴 슬럼프의 터널을 지나 다시금 도약의 기회를 움켜쥔 순간, 페어웨이와 그린은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났다. 벙커를 뛰어넘어 롱퍼트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장면은 팬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만한 울림을 더했다.

 

박성현은 10일 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CC에서 치러진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 아람코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븐파 144타가 된 그는 단독 1위 김효주에 4타 뒤진 공동 12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부활 예감 샷”…박성현, 아람코 챔피언십 2R 4타 줄이며→공동 12위 도약 / 연합뉴스
“부활 예감 샷”…박성현, 아람코 챔피언십 2R 4타 줄이며→공동 12위 도약 / 연합뉴스

약 1년 7개월 만에 3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박성현의 발걸음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가벼운 기운이 감돌았다. 지난해 10월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오랜 침묵을 뒤로하고, 다시 사흘간 경기의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LPGA 투어 7승, 메이저 2승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던 박성현은 최근 연속된 컷 탈락과 국내외 경기 부진으로 깊은 슬럼프에 허덕였으나, 이날 경기에서 다시 상승의 기운을 잡았다.

 

특히 7번 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지만, 침착한 벙커 샷 후 7∼8미터 거리의 퍼팅을 성공시키며 값진 파 세이브를 이끌어냈다. 이후 8번, 9번 홀에서는 연이은 버디로 라운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집요한 집중력과 되살아난 경기 감각은 과거 전성기의 박성현을 떠올리게 했다.

 

경기 직후 박성현은 어제와 달리 경기 감각이 살아났음을 전했다. “어제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지만, 오늘은 계획대로 플레이가 잘 풀렸다. 팬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하며, 슬럼프를 딛고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또한 연습라운드에서 공격적으로 버디를 겨냥했던 과정과, 브라이슨 디섐보의 골프 원리를 적용한 경험이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골프는 매일 달라 내일도 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매 샷에 집중하고 마지막까지 팬의 성원에 힘입어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또 다른 희망을 그려보였다. 공동 12위로 도약한 지금, 상위권과의 격차는 크지 않아 후반 라운드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이지 않는 응원과 내면의 응집력이 박성현의 샷에 스며든 하루였다. 기다림 끝에 다시 움트는 결실을 안은 박성현의 다음 도전은, 5월 11일 예정된 3라운드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오늘 느껴본 부활의 감각이, 싱그러운 봄날의 그린 위에서 팬들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출 기회로 남았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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