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관세 무효 파장, 뉴욕증시 동반 급등”…관세 협상 지연에 투자심리 ‘출렁’→경제전망 흔들릴까

미국의 아침 햇살이 금융가를 감싸자, 뉴욕 월가에는 예기치 못한 긴장과 기대가 엇갈려 번졌다. 29일 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 국제통상법원의 전격적인 관세 무효 판결이라는 중대한 물결과 맞부딪혔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의 파도와 맞서며, 위험 선호의 불씨와 변동성의 그림자가 교차하는 시장을 경험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7.03포인트, 0.28% 올라 42,215.73에서 거래를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23.62포인트(0.40%) 오른 5,912.17로 마감했다. 기술주의 온기가 번지는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74.93포인트(0.39%) 올라 19,175.87을 기록하며, 뉴욕 한복판에 새로운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남겼다.  

미국 법원의 판결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 부과된 10~25% 규모의 ‘상호관세’를 무효로 규정하는 결정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강경하게 추진됐던 보호무역의 상징이 법정에서 좌초되며, 아시아 장에서는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1% 가까이 뛰어오르는 등 시장의 분주는 깊어졌다.  

그러나 승리의 환호는 길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의 대응책과 즉각적인 상급심 진행 가능성,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의 1심 판결 일시 중지 소식에 하루 사이 장세는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결국 주요 관세는 당분간 보류 상태로 유지돼, 불확실성의 안갯속에 시장은 종일 머물렀다.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소폭 강세를 보였지만, 뚜렷한 상승세를 이끄는 업종은 없었다. 개별 종목에서는 희비가 극명했다. 엘프 뷰티는 1분기 실적 호조에 23% 급등하며 월가의 놀라움을 이끌었으나, 베스트바이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 연간 가이던스 하향을 발표해 7% 넘게 하락했다. 글로벌 PC·프린터 강자 HP는 부진한 실적과 전망을 내놓으며 8% 넘게 급락했고,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추가 수출 규제를 발표하자 Arm은 5.49%의 낙폭을 보였다.  

반면, 반도체 업계의 스타인 엔비디아는 1분기 주당순이익 0.96달러, 매출 441억 달러로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이에 힘입어 주가가 3% 넘게 올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54% 상승했다. 래리 텐타렐리 블루칩데일리트렌드리포트 창립자는 “관세 뉴스 사이클이 단기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고, 제이미 콕스 해리스파이낸셜그룹 매니징 파트너 역시 “이번 판결은 불확실성만을 연장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의 건강 상태도 주목을 받는다.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 속보치인 –0.3%보다 개선됐으나, 소비자 지출 증가율은 1.2%로 속보치(1.8%)보다 낮아 소비의 정체감이 두드러졌다. 5월 24일 기준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도 24만 건을 기록해 직전주보다 1만 4천 명 늘었다.  

이렇듯 미국 내 불확실한 흐름 속에 국제 금융시장은 숨을 고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서는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이 75.6%로 집계됐고, 변동성지수(VIX)는 19.18로 소폭 하락했다.  

당장 관세 정책의 향방이 가시화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변동성의 한가운데에서 전례 없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시장은 저마다의 그림자를 안고 흔들리고 있으며, 세계 경제 역시 미국의 결정 하나에 긴장감 어린 시선을 던지고 있다.  

이번 뉴욕증시의 동반 상승이 가져올 내일 아침의 풍경은 여전히 짙은 안갯속에 있음을, 월가는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