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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CA1 유전자와 mTOR”…국립암센터, 유방암 억제 임상 가능성 제시
IT/바이오

“BRCA1 유전자와 mTOR”…국립암센터, 유방암 억제 임상 가능성 제시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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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CA1(브라카1) 유전자 변이로 인한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이 학계와 환자 모두에게 지속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전임상적 치료 근거를 제시해 주목된다. 국립암센터 방사선의학연구과 김상수 박사 연구팀은 BRCA1 변이형 유방암의 발생과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약 후보 타깃 및 예방 전략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가 정밀의학 기반 맞춤 치료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적중법으로 브라카1 유전자가 제거된 마우스 아바타 모델을 이용, 해당 유전자 돌연변이와 유방암 발생 간 인과관계를 규명했다. BRCA1 단백질은 DNA 손상 복구·세포 주기 제어 등을 담당하는 종양 억제인자로, 변이 발생 시 유방암 위험이 70세까지 최고 50%대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의 사례로 잘 알려진 바 있으며, ‘삼중 음성 유방암’의 공격적인 유형과 연관돼 예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난다.

기술적 핵심은 대사조절단백질 ‘mTOR’(마멜리언 타겟 오브 라파마이신)의 유전자 제거 또는 저해제가 BRCA1 유전자 변이 유방암의 발병 차단 및 진행 억제에 미치는 효과다. 연구진은 mTOR를 없앤 경우 유선 발달 자체가 억제되고, 종양 형성률이 기존 37.5%에서 6.9%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약리학적으로 mTOR 억제제인 에베로리무스 투약 시에도, 15개월 장기 투여군의 종양 발생률이 대조군의 93%에서 46%로 크게 감소했다는 전임상 실험 결과도 내놨다. 이미 종양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mTOR 억제제 투여가 생존기간 연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BRCA1 변이’ 유방암이 항호르몬 또는 표적치료제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한계를 부분적으로 극복한 사례로 해석된다.

 

실제 BRCA1 변이 유방암은 호르몬 및 HER2 수용체가 모두 음성인 ‘삼중 음성 유방암’이 많아, 치료 선택지가 제한되고 재발율이 높다. 그 동안 BRCA1 보유 여성에 대해 유방·난소절제 등 예방법 위주의 권고가 많았으나, mTOR 저해가 예방과 치료에 모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해외 연구에서도 mTOR 신호 경로는 다양한 암종에서 발현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돼 왔다.

 

글로벌 제약기업들도 BRCA1 변이와 mTOR 경로를 타깃으로 한 신약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국립암센터 연구처럼 유전적 제거와 약리적 저해 모두 전임상 수준에서 검증된 사례는 드물다. 미국, 유럽에서는 이미 mTOR 저해제의 적응증 확대 임상도 병행되고 있다. 향후 한국 임상 현장에서도 후속 연구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BRCA1 변이 검사는 이미 국가 암관리사업·보험 적용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mTOR 억제제 역시 식약처·FDA 등 글로벌 의약 규제 기관에서 추가 승인 시도가 예상된다. 다만 암 발생 예방에 mTOR 억제제를 수년간 투여하는 데 따른 장기 부작용, 경제성 및 환자 선별 기준 등은 임상 연구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수 박사는 “mTOR 저해를 통한 브라카1 관련 유방암 예방 및 치료 전략이 맞춤 치료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다”며, “향후 생체지표 활용과 정밀의학 기반 임상 연구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실제 환자 치료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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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브라카1#m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