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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선선한 계곡”…함양에서 만나는 여름의 또 다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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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선선한 계곡”…함양에서 만나는 여름의 또 다른 얼굴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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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햇살이 아침을 깨우면, 도심을 떠나 자연을 품고 싶어지는 사람이 늘었다. 예전에는 멀게 느껴졌던 산과 계곡, 그리고 사색의 공간이 이제는 한여름 피서의 일상이 되고 있다.

 

함양군은 14일, 오전 기온이 30도를 넘어섰지만 체감온도는 31도 대에 머물고 습도는 60%대라 바깥 활동이 부담스럽지만은 않은 하루를 맞았다. 미세먼지 걱정도, 초미세먼지 걱정도 없는 이 맑은 날씨에는 계곡과 산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SNS에서는 용추계곡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 연인들의 인증샷이 조용히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함양 개평한옥마을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함양 개평한옥마을

용추계곡은 그저 물이 맑은 정도를 넘어 우거진 나무 그늘과 깊은 산자락에서 흘러내리는 깨끗한 계류가 더위를 단번에 잊게 한다고 관광객들은 고백한다. “아이들과 함께 뛰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휴식보다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이야기도 이어진다.

 

함양의 자연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대봉산휴양밸리로 향하게 된다.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정상에 오르면 계곡과 산, 그리고 마을까지 굽어보는 환한 시야가 펼쳐진다. 실제로 기자가 체험해보니, 사계절마다 다르게 색을 바꾸는 풍경이 더위를 잠시 멀리 두게 했다. 

 

마음이 머무는 공간도 있다. 고즈넉한 개평한옥문화체험휴양마을에서는 전통 한옥에서 숙박하며 다도, 전통음식 만들기 같은 체험에 참여하는 가족 여행객이 많다. “어린이도, 어른도 함께 소박한 시간을 나누다 보니 하루가 짧다”는 방문객의 공감이 쌓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연 친화적, 전통 체험형 여행이 “지친 일상에서 자신을 보듬는 회복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한국관광연구원 윤재훈 연구원은 “단지 풍경을 구경하는 여행이 아니라, 삶을 잠시 멈추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더 깊은 만족을 얻게 된다”고 표현했다.

 

자연과 문화의 기억은 또 다른 관광지에서 이어진다. 거연정의 맑은 계류와 숲길, 남계서원의 전통 건축과 게으른 시간 속에서 “차분하게 사진 한 장을 찍거나 조용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에 작은 쉼표가 생긴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휴가 때문에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하다”, “한옥마을의 여름밤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된다”며 일상의 숨통을 트인 경험들이 공유된다. 

 

맑고 쾌적한 날씨, 계곡과 숲, 전통의 결이 어우러진 함양에서의 여름은, 그저 잠깐의 피서가 아니라 나만의 속도를 찾는 특별한 여행으로 남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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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용추계곡#대봉산휴양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