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대회신 경신”…남자400m계주, 구미 아시아선수권→우승 쾌거
환호와 긴장, 그리고 벅찬 감동이 구미 시민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젊은 선수들이 배턴을 이어받아 내달릴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숨죽인 응원과 박수가 이어졌다. 마침내 38초49라는 숫자가 전광판을 수놓는 순간, 한국 육상은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를 열었다.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 남자 400m 계주 결선이 31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 트랙에서 치러졌다. 결승선에는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이준혁으로 이어지는 대표팀이 목숨을 건 질주를 펼쳤다. 경기 초반, 1번 주자 서민준이 폭발적인 스타트로 흐름을 잡았고, 나마디 조엘진과 이재성의 안정된 주행이 그 뒤를 이었다. 마지막 주자 이준혁은 힘차게 트랙을 내질러, 관중의 환호와 함께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 대표팀이 남긴 38초49의 기록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었다. 종전 한국 신기록(38초51)과 지난 대회 태국이 수립한 대회 기록(38초55) 모두를 단숨에 넘어선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 뒤를 이은 태국(38초78)과 중국(38초82)은 미처 따라잡지 못했다. 이들의 기세에 현장에 모인 팬들은 함성과 열정으로 보답했다. 이번 결승 멤버들은 이달 초 세계육상릴레이선수권에서도 38초51로 한국 최고 기록을 써내려간 바 있다.
이로써 아시아선수권 남자 400m 계주에서 한국은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지금까지 1981년, 1983년, 1985년, 그리고 2023년까지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 릴레이가 처음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를 두고 이재성은 “홈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한국 육상에 큰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감격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기록 싸움을 넘어, 팬과 선수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는 이야기로 남았다. SNS에는 ‘한국 릴레이 역사의 순간’이라는 메시지가 번지며, 대표팀의 한 걸음이 세계로 이어지길 바라는 응원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은 역사의 새 금빛 페이지를 장식했다. 젊음과 속도의 조화가 몰고 온 변화는 내년 국제대회를 바라보는 이들의 꿈을 다시 밝힌다. 이 아름다운 기록은 2025년 5월 31일 구미 시민운동장 트랙 한가운데에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