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주 일제히 하락”…웨스팅하우스 합의 논란에 두산에너빌리티 3.5%↓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하며 투자자 우려가 확대됐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합의문에 투자심리가 급냉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와 업계는 해당 합의 영향과 추가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거래일 대비 3.53% 하락한 5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건설(-4.39%), 한전KPS(-2.21%), 한전기술(-3.65%), 한신기계(-3.18%), 우리기술(-3.03%) 등 주요 원전주가 동반 하락했다. 해당 종목들은 전장에서도 최대 8% 가까이 급락했던 데 이어, 부정적 여론이 지속되며 낙폭이 확대됐다.

악재로 작용한 요인은 한수원과 한전이 지난 1월 웨스팅하우스와 한 원전 지식재산권 분쟁 관련 합의문이다. 최근 합의문에 한국 측에 불리한 조항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북미(미국·캐나다·멕시코), 체코 및 유럽연합 가입국, 영국, 일본, 우크라이나 등 주요 시장 진출이 사실상 웨스팅하우스로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우려를 자아냈다.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폴란드 원전 프로젝트 철수 사실을 공식 확인한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관련 합의의 파기 및 재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오후 들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수원·웨스팅하우스의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추가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원전주의 낙폭은 다소 축소됐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 등의 하락폭이 장 후반 들어 축소됐고, 한국전력은 장중 8.7%까지 떨어졌다가 0.40% 오른 37,500원에 마감했다. 비에이치아이도 막판 급등세로 5.58% 오른 43,500원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을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합의 당시에도 주요 내용은 이미 알려졌던 사안”이라며, “언론보도와 달리 이번 논란이 두산에너빌리티나 한전기술, 한전KPS 등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원전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단기적 투자심리 악화는 피할 수 없다”며 “체코 원전 수주 성과는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 시장 다변화와 산업 자율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웨스팅하우스 합의에 대한 당국 후속조치, 그리고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논의 결과가 원전주 흐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정책·합의문 후속 논의에 따라 산업과 주가의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