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플로리얼 홈런·역전극”…한화, kt 꺾고→LG 0.5경기 차 추격
대전의 뜨거운 한 여름 밤, 경기장을 수놓은 것은 짧지 않은 침묵 끝에 터진 플로리얼의 힘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kt wiz와의 맞대결에서 6회 솔로 홈런을 신호탄 삼아 역전승을 완성했다.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던 순간, 그라운드 위에서는 한 번의 회전, 한 번의 질주가 분위기를 갈랐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kt가 쥐고 있었다. 한화는 수차례 득점 기회를 잡고도 번번이 무산시키며 답답함 속에 끌려갔다. 그러나 6회,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6호 홈런으로 분위기를 뒤집기 시작했다. 경기장엔 환호가 터졌고, 선수단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내비쳤다.

7회 들어 한화 타선이 다시 금빛 찬스를 만들었다. 채은성과 김태연이 연속 안타로 물꼬를 트자, 곧이어 시도한 더블 스틸이 과감했다. 이어 이도윤이 우익수 쪽 적시타를 날리며 추격의 고리를 완성,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대타로 나선 최인호의 내야 땅볼 때에는 kt 투수 우규민의 1루 커버 미스로 추가 득점에 성공, 한화는 단숨에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kt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9회 초, 선두타자 권동진이 안타로 출루했고, 2사 후 안현민이 3루타를 쏘아 올리며 점수차를 1점 차로 좁혔다. 멜 로하스 주니어가 자동 고의사구로 출루하며 극적인 동점 기회를 만들었으나, 결국 허경민의 땅볼에 막혀 승부는 더 이상 기울지 않았다.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이 16세이브째를 수확하며 안정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김서현은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침착하게 우리 야구를 펼친 결과”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한화 팬들은 박수와 응원으로 선수들을 격려했고, “올해는 다르다”는 희망의 외침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한화 이글스는 이번 승리로 시즌 36승 24패를 기록, 선두 LG 트윈스와의 격차를 0.5경기로 좁혔다. 반면 kt wiz는 3연패와 한화전 4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6위(30승 3무 28패)에 머물렀다.
스탠드 위엔 짙은 여름밤의 기운이 더 오래 머물렀다. 흙먼지 냄새, 땀의 무게, 그리고 무언의 약속. 한화와 kt가 다시 만나는 시간은 6월 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이 서늘한 긴장과 뜨거운 박수 소리는 내일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