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뇌 신호 해독 시대”…올트먼, BCI 스타트업 설립 → 뉴럴링크 추격전 본격화
AI와 뇌신경과학의 융합 기술이 글로벌 IT·바이오 산업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오픈AI를 이끌고 있는 샘 올트먼은 최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스타트업 ‘머지랩스(Merge Labs)’ 공동 설립에 참여하며, 이 분야 선두주자인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와 직접 맞대결을 펼칠 태세다. BCI는 인간의 뇌 신호를 컴퓨터가 직접 해석해 명령이나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로, AI 기반 신경신호 분석과 차세대 전자부품 발전을 결합해 신경질환 치료와 인간-기계 융합의 실현 등 산업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벤처기업 머지랩스가 기업가치 8억5000만 달러로 평가되며, 신규 투자 유치 규모가 2억5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을 오픈AI의 벤처투자팀이 지원하며, 샘 올트먼을 비롯해 월드코인 개발사 툴스포휴머니티(TFH)의 알렉스 블라니아가 머지랩스 설립에 힘을 실었다. 샘 올트먼은 직접 경영에는 나서지 않지만, AI 핵심 인프라와 투자력을 바탕으로 BCI 기술의 조기 상용화 기반을 지원할 방침이다.

머지랩스는 AI 기술로 뇌 신호의 해석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높이고, 뇌파 획득용 초소형 전자부품을 결합한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BCI는 뇌 신경 신호의 패턴 분석이나 신호 노이즈 처리 등 기술적 난제가 컸으나, AI 기반 신호 예측·해독 알고리즘에서는 이전보다 오류율이 최소 50% 이상 낮아지고, 실시간 응답성도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올트먼은 2017년부터 ‘인간-기계 융합’이 2025년 내 실현 가능하다고 밝혀왔고, 올해에도 고대역폭 BCI(High-bandwidth BCI) 조기 상용화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
머지랩스가 노리는 시장은 의료 신경재활, 디지털 치료제(디지털 테라퓨틱스), 인간-기계 증강 인터페이스 등으로, 미국·유럽 병원 및 바이오기업과의 조기 파트너십도 추진중이다. 실제로 BCI 기술은 척수손상 환자의 의사 표현 지원,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 VR·AR 등 실감형 IT플랫폼에 적용되며, 병원·제약·IT업계가 모두 주목하고 있다.
머지랩스의 직접적인 글로벌 경쟁자는 머스크가 2016년 세운 뉴럴링크다. 뉴럴링크는 올해 기업가치 90억 달러로 6억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받으며, 전자칩을 인간 뇌에 이식해 신경신호를 해독·조작하는 선도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여기에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 싱크론 등 미국 내 유망 신경과학 스타트업들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글로벌 BCI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유럽 테크기업의 밀도 높은 기술·자본 경쟁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기술 규제도 변수다. 인체 이식형 BCI는 미국 FDA 등 규제기관의 임상 승인을 받아야 하며, 데이터 프라이버시, 인공지능 윤리 이슈도 강하게 제기된다. 머스크가 자체적으로 윤리 기준과 임상 신뢰성 확보를 강조하는 가운데, 올트먼 진영 역시 데이터 보안·개인정보 보호 조건을 우선순위로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AI와 신경인터페이스 산업의 융합이 의료, IT, 바이오 시장 전체의 혁신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BCI 상용화의 본격적인 분기점이 향후 3년 안에 도래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머지랩스의 등장으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시장의 역동성이 한층 커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