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주권 정당이 강한 정당”…정청래·박찬대, 당심 쟁탈전 격화
당 권력의 향배를 가를 민주당 차기 대표 선거를 앞두고, 핵심 인사인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당원주권 정당’을 내세우며 치열한 당심 쟁탈전에 돌입했다. 지방선거 공천 구조와 당 운영 방식을 두고 두 후보가 펼치는 개혁 공약이 기존 지도부 체제에 대한 변화 요구와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원주권정당개혁 토론회’에 참석해 “강한 정당은 가장 민주적인 정당이고, 가장 민주적인 정당은 당원들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는 정당”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대한민국 모든 선거는 1인 1표인데, 우리 당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정당 운영 시스템의 거듭된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정 의원은 “10여년 전 당헌·당규로는 당 대표 출마를 감히 생각할 수 없었지만,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권리당원 50%·중앙위원 50%룰로 개정됐다”며 상향식 구조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원 오더가 통하지 않고, 당원이 주인되는 당헌·당규로 바뀌는 중”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선의 기회를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방정치 개혁 의지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지구당 제도는 당연히 부활돼야 한다”고 밝혔고, 지역위원회 활동 지원을 위한 후원제도 마련도 당의 시급한 과제임을 언급했다.
이에 맞서 박찬대 의원도 같은 날 ‘호남 일주일 살기’ 프로젝트 마무리에 맞춰 전남도의회에서 “지방선거 공천에 당원 참여를 보장하겠다”며 공천 시스템 혁신 구상을 알렸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 시절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로서 경선 개혁을 통해 총선 승리를 견인했다”면서, 본인 당선 즉시 ‘지방선거 기획단’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의원은 여수 석유화학 특별법 제정, 전남형 공공의료대 설립, 에너지 거점도시화 공약을 내걸었고, 본인이 대표발의한 ‘내란특별법’에 대해선 “내란 종식의 종합적 법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김건희 내란 청문회 개최로 국민과 함께 완전한 내란 종식을 성공시키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의원과 당원 사이에서의 영향력에 대한 질문에 박찬대 의원은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건 사실이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 의원과 당원의 마음은 구분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22대 총선 경선 결과를 보면 결국 당원의 뜻이 의원 선출로 이어졌다”며, “의원 대 당원 구도 자체가 이미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정가에서는 박찬대 의원이 국회의원 사이에서, 정청래 의원은 당원 사이에서 강세라는 평가가 부상하고 있다. 두 후보의 차별화된 경선 공약이 전국 당원들 사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신임 당 대표는 10일 후보 등록 마감 후, 내달 2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다. 선거를 앞두고 양측의 ‘당원주권’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