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당일 갑작스러운 만찬 취소”…이상민, 김용현 대화 후 일정 급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계엄당일 행보가 특검 수사에서 새롭게 드러나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9월 1일 이상민 전 장관의 공소장에서 계엄 선포 당일 오전, 이 전 장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대화한 직후 저녁 만찬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이상민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김용현 전 장관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이 전 장관은 오후 2시 30분 울산에서 행정안전부 주최 김장 행사와 중앙지방정책협의회 회의를 소화한 뒤, 오후 5시 50분 만찬을 마치고 서울로 귀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상민 전 장관은 계획과 달리 중앙지방정책협의회 회의 도중 자리를 떴고 오후 5시 43분께 울산역에서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이후 열차 안에서 오후 6시 12분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비화폰(보안 통화 전용전화)으로 김 전 장관에게 다시 연락해 당일 저녁 8시경 서울 도착 예정임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권은 이상민 전 장관의 계엄당일 일정 급변 배경과, 장관급 인사들 간 연쇄 통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용현 전 장관과의 대화가 만찬 취소 및 서울 귀환 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일련의 행보를 “내란·외환 혐의와 연결된 중대 단서”로 본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구체적 범죄혐의 입증 전까지는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화폰 사용 정황에 대한 추가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특검팀의 추가 소환 조사와 추후 법적 절차에 따라, 계엄 사태 핵심 인물들의 진술과 사실관계가 더욱 치열하게 겨뤄질 전망이다. 12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와 정치권은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