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원 투입 첨단 AAV 개발”…우주청, 상용화 앞당긴다
미래 항공기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2027년부터 국내 독자 기술로 미래 첨단 항공기(AAV) 개발에 5년간 7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2030년대 초 상용화를 목표로 한 이 사업은 해양 운송, 현장 치안, 응급 수송 등에서 기존 항공 이동의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국내 항공산업 독립과 글로벌 진입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14일 우주항공청은 독자 항공기(AAV) 개발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우주항공 5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시한 정책의 구체적 실행안으로, 관계 부처와 산업계 의견 수렴도 병행돼왔다. 이번 사업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7000억원 규모로 진행되며, 핵심기술 개발부터 실증기 제작, 각종 인증 획득까지 전체 개발 주기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AAV(Advanced Air Vehicle)는 전기동력, 수직이착륙 등 첨단 항공 기술이 집약된 플랫폼으로, 도심-지역 간 이동뿐 아니라 해양과 도서지역에서 민·군 복합 임무에 투입된다. 개발 진척 속도에 따라 2030년 최초 시험비행, 2031년 해양 운송 및 치안 실증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실증 임무와 동시에 각 부처 수요에 맞춘 인증·표준화 절차가 병행 추진된다.
특히 이번 개발은 기존 헬리콥터보다 소음이 적고 기동성이 뛰어난 차세대 플랫폼으로, 섬과 도시 사이 이동시간을 1시간대로 줄여 도서지역의 응급 환자 이송, 물자 공급, 불법조업·해양오염 감시 등에도 도입된다. 경찰청과 연계한 현장 대응력 강화, 재난 대응, 실종자 수색 분야에도 활용도가 크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주요 기술 진입은 국내외 선진업체와의 격차 해소를 겨냥한다. 미국 등에서는 이미 미 공군이 민간 AAV를 전장 실증에 도입하는 등 다목적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주항공청 역시 군과의 협력을 확대, 향후 군 임무 실증과 군수시장 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AAV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될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국내 KF-21 전투기 등 기존 항공기 개발 경험과 결합해 산업 구조의 고부가가치 전환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기술 인증 및 규제 측면에서는 실증기 개발 단계에서 민·군 복수 인증 체계를 적용, 실증과 상용화를 연계해 진입장벽을 줄이는 전략이 병행된다. 각종 안전, 데이터, 운용 규정 등과 관련해 정부와 산업계의 협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항공 제조업·이차전지·반도체·기존 군용기 개발 역량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항공기 시장 창출,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이 강조됐다. 김현대 우주청 항공혁신부문장은 “AAV가 국민생활 전반에 영향을 줄 미래 핵심기술로 부상하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 신속한 사업 착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AAV 개발이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항공산업 자체의 질적 전환을 동반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융합과 표준화, 그리고 제도의 선순환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미래 시장 진출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