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1표 차 신화”…이십세기 힛트쏭, 록발라드 눈물→가요톱텐 명장면 재조명
장난스럽고도 뭉클한 추억의 퍼레이드는 ‘이십세기 힛트쏭’에서 다시 반짝였다. 김민아와 김희철이 이끄는 무대 위, 여전히 선명한 이름의 가수들이 가요톱텐의 전설적 순간을 한 줄씩 소환했다. 웃음으로 시작된 회상은 묵직한 감동과 아쉬움의 순간으로 점차 깊어졌다.
1997년, 김경호의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은 단 하나의 표 차이로 1위를 놓치는 기묘한 운명을 겪었다. 강은경의 강렬한 가사와 이경섭의 섬세한 선율, 김경호의 숨 가쁜 샤우팅이 빚어낸 록발라드는 세대를 뛰어넘는 명곡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 해, 임창정의 ‘결혼해줘’가 1892표를 받아 김경호의 1891표를 단 1표 차로 앞섰다. 이 장면은 가요 순위 프로그램 역사상 다시 없을 긴장과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이십세기 힛트쏭’ 방송에서는 색종이의 ‘사랑이란 건’,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 미스터투의 ‘난 단지 나일 뿐’ 등 각 시대의 노래가 가요톱텐 속 명장면과 함께 소개됐다. 최연제의 순수한 목소리, 황승호의 감미로운 선율, R.ef와 강수지의 청춘 감성까지, 무대마다 그리움과 환희가 교차했다. 신승훈의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과 이예린의 ‘포플러 나무 아래’도 순위를 차지하며 팬들의 기억을 촘촘하게 되살렸다.
‘이십세기 힛트쏭’이 던진 질문은 분명하다. 단 한 표, 단 한 순간이 만들어내는 전설의 무게는 무엇일까. 세월을 견디는 시대의 노래가 다시 불렸던 밤, 시청자들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율을 함께 나눴다.
‘이십세기 힛트쏭’은 금요일 저녁 8시 30분마다 가요계의 흥미로운 장면과 비하인드를 야심차게 조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