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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기수 파괴’ 인사 여운…박윤주·김진아 전격 발탁→조직문화 변화의 물결”
정치

“외교부 ‘기수 파괴’ 인사 여운…박윤주·김진아 전격 발탁→조직문화 변화의 물결”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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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무는 담담한 빈 복도에 변혁의 바람이 분다. 박윤주 신임 외교부 제1차관과 김진아 신임 2차관의 임명 소식이 전해진 10일 저녁, 외교 일선과 본부 모두 소용돌이쳤다. 이재명 대통령의 과감한 발탁은 관례의 울타리를 가뿐히 뛰어넘었고, 세대교체와 조직 혁신의 신호탄이 그 의미를 더한다.

 

박윤주 제1차관은 외무고시 29회로, 기수로만 따지면 선임들의 세계에서 11년도 더 어린 후배다. 올해 만 52세, 이미 주애틀랜타총영사와 인사기획관을 역임하며 신임 1차관으로서의 자질을 증명해왔다는 평가가 따른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박 차관이 오랜 ‘워싱턴 경력’을 쌓으며 북미 현안 해결의 전문성을 발휘해왔다고 소개했다. 속 깊은 내공과 국제감각이 박 차관에게서 조직의 미래를 읽는 이들의 마음을 끌어모은 원천이다.

외교부 ‘기수 파괴’ 인사 여운…박윤주·김진아 전격 발탁→조직문화 변화의 물결
외교부 ‘기수 파괴’ 인사 여운…박윤주·김진아 전격 발탁→조직문화 변화의 물결

같은 날 임명된 김진아 제2차관의 약력 역시 파격의 연속이었다. 1979년생인 그는 현재의 외교부 고위 간부 대부분보다 나이가 어리면서도 국제사, 정책, 경제 분야서 쌓아온 입체적 경험이 인상적이다. 강 대변인은 “한미연합사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강조하며, 그 실력을 치켜세웠다. 조직 내에서 새로움과 신진 에너지가 중요한 이때, 김 차관의 등장은 중진들 간 질서와 새로운 바람의 충돌을 예고한다.

 

외교부에서 이처럼 ‘기수 파괴’가 두드러진 발탁은 흔한 일이 아니다. 법조계나 타 부처에서 흔히 촉발되는 대규모 이탈 조짐이 외교부에선 약하다는 점도 독특하다. 다수의 재외공관장 자리와 장기간 축적된 고위직 인사 관행이 상대적 안정감을 이어온 탓이다. 한 외교관은 “예상을 벗어난 인사”에 당혹감을 내비치면서도 “조직 분위기를 바꿀 기회”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제는 후배 기수들에게 차문이 열렸다는 해석이 번져가고 있다.

 

누군가의 전격적인 발탁이 누적된 연륜의 틀을 흔드는 순간, 외교부는 기존의 경계선 밖에 서게 됐다. 익숙함과 기대, 혹은 조심스러운 긴장과 설렘이 교차한다. 내부의 절제된 반응에도 불구하고, 두 신임 차관의 행보는 미래 세대를 위한 전환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정부는 새로운 리더십에 맞춰 외교정책 쇄신과 조직문화 변화에 속도를 더할 예정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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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박윤주#김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