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설 실체 규명 향방”…김태효, 채상병 특검 ‘핵심 피의자’로 소환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둘러싸고 특검팀과 윤석열 정부 핵심 참모진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른바 ‘VIP 격노설’로 불거진 대통령실 개입 의혹에 대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소환조사가 임박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이 핵심 피의자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수사대상”임을 공식화했다.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배석한 것으로 확인된 김태효 전 차장은 그간 직접적 연루 증거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면 아래 있었던 인사다. 그러나 특검 이명현 팀은 김 전 차장이 ‘VIP 격노’ 현장에 있었던 점, 그리고 이후 군 수뇌부와의 소통에서 역할을 했다고 보고 11일 피의자 신분 소환을 예고했다.

그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와 군사재판 등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및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은 주요 참고인, 피의자로 조사됐으나 김태효 전 차장은 관련자 통화기록 등에서 뚜렷한 역할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VIP 격노설이 제기된 2023년 7월 31일부터 사건 이첩일까지 대통령실 인사와 군 지휘부 간 통화정황은 포착됐지만, 김 전 차장과 군 지휘부 간 직접 통화는 8월 8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단 한 차례 뿐이었다.

그러나 특검팀은 대통령실 차원에서 해병대 수사단 조사에 부당 개입이 있었음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은 실질적 실행책으로 직권남용 혐의가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VIP 격노설 조사의 본격화 이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로 김태효 전 차장을 소환하며, 수사 범위를 대통령실 최고위 실세로 넓히고 있다.

김계환 전 사령관은 당시 대통령실 회의 내용, 즉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 보고에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며 강하게 불쾌감을 표했다는 진술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으로부터 격노설 전달 경위를 조사했고, 구체적 회의 배석자였던 김태효 전 차장에 대한 추궁으로 이어가고 있다.

한편 김태효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보고가 없었고 VIP 격노도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서도 공식적으로 격노설과 수사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특검이 공수처로부터 확보한 추가 증거나 진술을 바탕으로 김 전 차장의 혐의를 더욱 무겁게 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실체’와 대통령실 개입 정황의 명확한 규명에 집중하는 가운데, 사건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국회에서는 여야가 특검 수사 공정성, 정치적 파장 등을 놓고 강한 공방을 이어갔다. 정치권은 대통령실 참모진에 대한 수사 확대를 계기로 정국이 새로운 긴장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검팀은 김태효 전 차장 소환 조사 이후 후속 수사 범위를 빠르게 확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