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세, 빌런의 서늘함과 부성애의 온기”…굿보이 속 냉기→하이파이브 속 웃음 어디까지

화사한 미소로 시작된 장면은 통유리창 너머로 스며드는 빛처럼 오정세의 두 얼굴에서 깊은 온도차를 품었다. 시청자와 관객을 걷잡을 수 없는 서사로 이끈 오정세는, 빗속에서 서늘함을 남긴 ‘굿보이’ 민주영과, 흙냄새 배인 부성애를 지닌 ‘하이파이브’ 종민 사이에서 또 한 번 새로운 연기의 경계를 확장했다.

지난 봄, ‘폭싹 속았수다’에서 긴장과 따스함 사이를 오가며 염병철 역을 소화했던 오정세는 단 몇 신만으로도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미워할 수 없는 인간미와, 설명 이상의 설득력을 가미한 악역 연기는 작품에 무게감을 더했다. 곱씹을수록 씁쓸함이 남는 그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 오정세는 코믹과 액션이 공존하는 ‘하이파이브’로 돌아와 작품의 공기를 180도 변화시켰다.

새롭게 개봉한 ‘하이파이브’에서 오정세는 태권도 관장으로 분해, 이재인이 연기한 딸 완서와의 부녀 케미로 유쾌함을 더했다. 딸을 둘러싼 모든 위험 앞에서 망설임 없는 부성애를 선보이는 한편, 본인만의 위트와 인간적인 허술함으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전전긍긍하는 아빠의 모습, 그리고 자신을 던지면서도 따스함을 잃지 않는 눈빛까지, 오정세만의 리얼리티가 극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와는 정반대의 기류로 안방극장에 밀려올 JTBC 새 토일드라마 ‘굿보이’에선 빌런 민주영 역으로 변신한다. 낮에는 평범한 세관 공무원이지만, 밤이면 도시를 들끓게 만드는 절대악의 얼굴을 한다. 심장을 얼리는 냉기와 빈틈없는 연출, 그리고 오정세 특유의 묵직함이 평범함과 공포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펼친다. 안방극장을 휩쓴 빌런의 단단한 서사와 인물들의 대척점에 선 두 얼굴이 관전 포인트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며 밀착형 연기, 절대악 캐릭터, 그리고 웃음과 눈물을 녹여내는 배우 오정세의 진폭 넓은 스펙트럼이 작품마다 ‘믿고 보는’ 저력을 만들어냈다. 다정한 부성애와 살얼음 빌런의 고독까지 자유로이 오가며 2024년 상반기의 안방과 스크린, 그리고 대중의 기억 속에 진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제 관객과 시청자가 마주할 오정세의 극과 극 표정, 그리고 그 틈에 깃든 숨은 온도에 관심이 모인다. 영화 ‘하이파이브’는 5월 30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고, JTBC ‘굿보이’는 5월 31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을 통해 오정세의 모든 얼굴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