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무대 장식”…서효원, 2년 만 복귀 KTTL 개막→38세 고별전
빗방울이 어깨를 두드리던 새벽, 서효원의 마지막 무대는 오랜 시간 라켓을 쥔 손끝에 고여 있던 기억들을 모두 쏟아내는 한 판이 됐다. 30여 년간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작별을 준비하며, 고요한 경기장 위에서 끝까지 흔들림 없이 라켓을 휘둘렀다. 이별의 순간을 응시하던 팬들은 때로는 침묵했고, 때로는 박수로 그의 여정을 위로했다.
2024 한국프로탁구리그(KTTL)는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스카이돔에서 예선 막을 올리며 2년 만에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예선 라운드는 8일까지 진행되며, 본선 8강 토너먼트는 13일부터 15일까지 광명 IVEX 스튜디오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선수들은 예의 긴장감 속에서 국내 최강의 자리를 향해 분투한다.

이번 대회에는 국군체육부대, 보람할렐루야, 한국마사회, 세아, 화성도시공사, 미래에셋증권 등 남자 6개 팀, 한국마사회, 미래에셋증권, 화성도시공사, 대한항공 등 여자 4개 팀이 우승을 향해 치열한 승부를 벌인다. 단식 경기로만 치러지는 구조 속에서 총상금 1억원, 남녀 각각 우승 상금 1천800만원이 걸려 있어 한층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올 시즌을 끝으로 라켓을 놓는 서효원은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달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32강에 머문 뒤 대표팀 유니폼을 벗은 그는 이번 KTTL을 자신의 공식 은퇴 무대로 택했다. “후회 없이 뛰었다”는 소감을 남기며, 후배들과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담담하지만 결연한 표정을 보였다. 서효원은 예선 5조에서 이다은, 김하나와 8강 진출을 놓고 치열한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남자부에서는 장우진이 주목된다. 최근 종별선수권대회에서 5년 5개월 만에 국내 정상에 오른 기세를 앞세워 KTTL 우승을 노린다. 예선 6조에서 백동훈, 김장원, 하성빈, 한은호 등과 맞대결을 준비하며,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이번 리그는 국제대회 형식에 맞춰 단일 탁구대를 활용한다. 경기의 긴장감을 높이고, 선수 개인에게 집중하는 진행 방식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색다른 몰입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중계 역시 자체 제작돼 OTT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된다.
프로리그 공동위원장 김형석 화성도시공사 감독은 “최고의 경기 환경을 마련했다”며 국제적 수준에 걸맞은 대회 운영 의지를 밝혔다. 박수와 환호로 가득할 6월, 각 팀의 명예와 개인의 사연이 교차한다.
파이널 라운드는 11월에 치러질 예정이며, 지난 시즌을 뛰어넘는 진정한 국내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긴 여정이 이어진다. 데뷔와 은퇴, 성장과 이별의 서사가 교차하는 2024 KTTL은 이날부터 한 달간 뜨거운 탁구 열기로 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단단히 사로잡는다.
오랜 시간 사랑과 헌신으로 라켓을 들었던 손, 박수와 이별이 뒤섞였던 순간들. 다큐멘터리가 아닌 현실에서 마주한 서효원의 마지막 여정은, 스포츠가 남기는 씁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운을 남겼다. 2024 한국프로탁구리그 개막전은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스카이돔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