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모두의 것”…장동혁, 시민단체 반발에 19분 만에 광주 민주묘지 철수
광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다시 격화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일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으나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로 참배를 하지 못하고 19분 만에 현장을 떠났다. 장 대표의 이번 광주 방문은 취임 후 첫 호남 일정이었으나, 지역 민심의 벽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오후 장동혁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 정희용 사무총장,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묘지를 방문하자, 현장에는 “내란정당 해산”을 외치는 81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출입을 막았다. 장 대표는 방명록조차 남기지 못한 채 경찰 호위 속에 묘지 내 5·18민중항쟁추모탑 근처에서 30초가량 묵념만 진행했으며, 헌화와 분향도 하지 못했다. 일부 단체 관계자들이 장 대표의 옷을 잡아당기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며 현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현장을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광주에 왜 오느냐”, “꺼져라” 등 시민단체와 지역 시민들의 고성과 항의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결국 도착 19분 만에 참배 일정을 마치고 서둘러 퇴장했다.
앞서 광주 시민사회단체들은 “5·18을 폄훼하고 내란을 옹호한 장동혁 대표는 사죄해야 한다”며 규탄 성명을 냈다. 단체 측은 장 대표가 과거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사건에서 부장판사로 재판을 지연시켰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등 내란 옹호적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참배 무산 직후 현장에서 “안타깝다. 5·18 정신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은 불출석 재판이 가능했고, 피고인이 방어권을 포기한 사건이어서 출석을 강제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탄핵 심판은 적법절차에 따라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참배 저지와 관련해 장 대표는 “이런 것들을 묘지 참배와 연결해서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뭉쳐 싸우자’ 발언에 대해선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우자고 한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는 것이 5·18 정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대여 강경 노선에서 호남 민심 공략으로 정책 행보를 넓히려는 시도로 이번 방문을 해석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진정성 있게 사과했고, 당 강령에 5·18 정신 계승을 명시했다. 그러나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매달 호남을 방문하고, 내달 호남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 등 소통 강화 방침도 전했다.
시민단체의 비판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해명이 날카롭게 대립한 이날 민주묘지 참배 시도는 호남 민심의 경계와 국민의힘의 진정성 시험대라는 해석을 남겼다. 이날 현장에서는 복합쇼핑몰, AI데이터센터 등 지역 현안 지원 논의도 이뤄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다음 달 호남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 등 후속 일정을 검토하며, 지역 민심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