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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로 AI 3대 강국 도전”…국내 AI 파운데이션 모델 총력전
IT/바이오

“K-AI로 AI 3대 강국 도전”…국내 AI 파운데이션 모델 총력전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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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대규모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학계까지 전방위 경쟁에 돌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K-AI” 타이틀을 가진 독자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글로벌 기술 의존을 줄이고,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국가 전략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번 사업이 국내 AI 산업에 필요한 인프라·자원 집결과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강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과기정통부는 21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공모 접수를 마감하고, 총 15개 기업 및 컨소시엄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KT, LG AI연구원, NC AI, 루닛, 업스테이지, 코난테크놀로지 등 주요 대기업과 AI 스타트업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각 컨소시엄에는 크래프톤, 롯데이노베이트, 트웰브랩스, 플리토, 솔트룩스 등 IT업계의 다양한 그룹이 결집했고, 서울대, KAIST, 연세대, 포항공대 등 국내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도 대거 참여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대학 및 대학원생 참여가 의무화돼 산학연 협력 구조가 공고해진 것이 이번 사업의 특징이다.

프로젝트의 기술적 핵심은 한국 자체의 대형 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AI(언어·영상 등 복합지능) 플랫폼 구축이다. 예를 들어 NC AI의 LLM ‘바르코’는 이미 실제 서비스에 적용된 경험을 쌓았으며,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 2’ 모델은 효율과 성능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오픈소스 LLM ‘Konan-LLM-OND’를 이미 공개, 중소기업·스타트업과의 연합 구도를 앞세웠다. 루닛은 대규모 임상 데이터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의료 특화 AI 생태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초반 최대 5개 정예팀만 선발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는 팀당 GPU 500장 이상, 연간 데이터 구매비 100억 원, 인재매칭지원금 20억 원 등을 집중 투입한다. 산업계는 “GPU·데이터 등 AI 개발에 필수적인 자원을 대규모로 지원받는 것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격차를 좁힐 실질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이번 공모에는 그룹 계열을 넘나드는 협력과 산학연의 연동, 플랫폼·데이터·GPU 등 인프라 조달의 총집결이 나타났다. 이는 단일기업 중심의 기존 AI 생태계와 대비된다. 네이버클라우드와 트웰브랩스 등은 멀티모달 AI, 플리토는 고품질 데이터,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모레는 AI 인프라 등 각자 강점을 앞세워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글로벌 메가 파운데이션 모델(GPT-4, Llama 등)이 여전히 기술력과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각국 정부와 주요 기업들은 자국 문화·언어·법제·산업특화에 맞는 독자 모델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NTT, 유럽 Aleph Alpha, 미국 인실리코와 같은 경쟁사 대비 국내의 약점으로 꼽혀온 인프라 부족, 데이터 공동구매 체계 미비 등도 이번 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 대형 모델은 막대한 컴퓨팅 자원, 데이터 윤리, 알고리즘 투명성, 글로벌 규정 대응 등 기술 외에도 복잡한 정책·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정부가 GPU·데이터 등 직접 지원에 더해, 향후 개인정보 보호·AI 규제법 등과의 정합성을 높이는 정책 로드맵도 병행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거대 AI 패러다임에서 글로벌 종속이 아니라 자체 생태계를 확보하려면 단기간의 기술경쟁보다 산업 인프라·제도·인재가 총체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산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질지, AI 기술·인재 전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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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ai파운데이션모델#네이버클라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