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LNP로 희귀질환 넘는다”…GC녹십자, mRNA전달 한계 넘어선다
GC녹십자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LNP(지질나노입자) 플랫폼이 희귀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최근 해당 비임상 연구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며, mRNA 치료제 한계 극복과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이 기술을 ‘mRNA-LNP 치료제 시장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GC녹십자는 4일, 자체 LNP 플랫폼과 mRNA 치료제를 희귀질환 동물 모델에 적용한 비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LNP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체내 표적 장기까지 안전하게 전달해주는 핵심 기술로, 현재 코로나19 백신 등 다양한 치료제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mRNA-LNP 치료제는 반복 주사 시 간 독성 및 과도한 면역 반응” 문제로 만성·희귀 질환 적용에 한계를 드러내 왔다.

이런 제약점을 GC녹십자는 AI와 구조-활성 관계 분석(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 SAR)을 활용한 지질 라이브러리로 해결했다. 방대한 후보 지질 분자의 구조와 생체 반응을 분석한 뒤, 단일 조성의 최적 LNP를 선별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미 자체 생산한 mRNA와 조합해, 페닐케톤뇨증(PKU), 숙신산세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 결핍증(SSADHD) 동물 모델에 투여했다.
동물실험에서는 기존 임상용 LNP 대비 우수한 단백질 발현과 독성 대사물 제거 효과가 관찰됐다. 특히 반복 투약에도 간 효소 수치(ALT, AST) 증가나 면역 과민반응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만성용 치료제의 ‘내약성’(tolerability)에서도 강점을 드러냈다. 이온화 지질 기반의 설계 방식 덕분에, 품질 재현성과 냉동·해동 시의 물리적 안정성도 확보했다.
mRNA-LNP 복합체를 장기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검증되며, 희귀 유전질환을 넘어 암 면역요법, 백신 등 폭넓은 파이프라인 확장도 기대된다. 실제로 GC녹십자는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을 타진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제약기업들은 각각 내성·지속성 개선형 mRNA-LNP 개발을 총력전으로 벌이는 중이다. 미국의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텍 등이 반복 투여 안정성에서 엄격한 기준을 내세우고 있어, GC녹십자의 내약성 데이터는 주요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술계에서는 mRNA-LNP가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의 핵심 전달체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식약처와 FDA(미국식품의약국)도 최근 mRNA-LNP 치료제의 내약성, 장기 투여 안전성, 배치별 제조 표준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강화 중이다. 대량 환자 적용에 앞서 안전성 확보가 시장 진입의 첫 관문이 되고 있다.
정재욱 GC녹십자 R&D 부문장은 “구조적 설계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자체 LNP 플랫폼 확보는, 희귀질환을 비롯해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 진출에서 혁신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성과가 글로벌 기술이전과 치료제 실용화에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