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인계획, 출연연 연구자까지 겨눴다”…최수진, 기술안보 정면경고

기술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천인계획'이 한국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까지 겨냥해 무차별 영입 시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와 정치권은 연구자 포섭을 통한 기술 유출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산하 기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초 출연연 연구자 수백 명이 천인계획 관련 포섭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수진 의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의 요청에 따라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226건, 한국재료연구원 188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127건, 국가독성과학연구소 114건 등 다수의 천인계획 관련 메일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해외 고급 과학기술인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와 특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정원은 “천인계획은 단순한 인재유치 프로그램이 아니라 중국이 해외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포섭 공정”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메일 제목에는 ‘중국의 뛰어난 과학자 펀드 지원 초청’ 등이 적시됐으며, 1000fb.com 등 주요 도메인을 활용한 메일이 대량 발송됐다.

출연연 시스템 특성상 자동 스팸 차단이 작동했음에도 일부 연구자들은 해당 메일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수진 의원은 “메일 도메인 차단이 이뤄진 뒤에는 이름을 바꿔 개별적 접근을 시도하는 등 포섭 전략이 더 정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은 ‘외국인 전문가 프로젝트’ 등 또 다른 명목의 프로그램으로 접근 방식을 다변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5년간 출연연 임직원의 중국 방문 이력이 공개되며 인재 유출 우려가 커졌다. 최수진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회 이상 중국을 다녀온 출연연 연구자가 27명, 이중 2명은 15회 이상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구자 접촉 면을 넓힌 천인계획의 변화 추세와 맞닿아 있다는 게 과학기술계의 분석이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기술 유출 시도가 점점 치밀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구조적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수진 의원은 “출연연까지 노린 중국의 기술 포섭 시도는 명백한 안보 위협”이라며 “정부와 연구기관은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만간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구조적 허점을 막고 기술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