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의 반전 리더”…김민, 0.47 ERA로 SSG 상승세→중위권 전쟁 선봉
마운드에 오르는 김민의 눈빛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함이 스며 있었다. 치열한 순위 싸움 한복판, SSG 랜더스 불펜진에 흐르던 부담은 김민의 뒷심과 함께 빛으로 바뀌었다. 후반기 들어 압도적 기록과 함께, 팬들은 새로운 중심의 등장을 지켜보고 있다.
SSG는 3일 현재 승률 0.521로 리그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순위 다툼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으나, SSG의 불펜진은 그 속에서 든든한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민은 전반기 4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10으로 다소 흔들렸으나, 후반기 17경기 동안 3승 4홀드, 평균자책점 0.47이라는 놀라운 반전을 이뤄냈다.

비단 성적만이 아닌 투구 내용에도 변화가 있었다. 시즌 초반 컷 패스트볼을 주로 활용하던 김민은, 구단의 조언과 피칭 조정 후 다시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을 살려냈다. 그 결과, 후반기 1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땅볼/뜬공 비율 2.78로 불펜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올리며 위기 관리 능력을 증명했다. SSG는 올 시즌 3일까지 511이닝을 책임진 불펜진이지만, 평균자책점 3.33으로 리그 1위를 자랑한다.
트레이드 효과도 분명했다. 지난해 10월, SSG는 선발 오원석을 내주고 김민을 맞이했다. 오원석이 kt wiz에서 10승 7패로 두 자릿수 승리를 찍은 가운데, SSG는 불펜 강화라는 과제를 김민의 존재로 풀어냈다. 이로운, 노경은, 조병현과 더불어 김민이 새로운 필승조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구단은 “김민은 불펜진의 숨은 MVP”라고 평가했다. 김민 또한 “야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팀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맡은 이닝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흔들림 속에서 빛난 한 명의 투수, 그리고 묵묵하다 못해 처연한 팀워크는 가을을 향해 달려가는 SSG의 희망이 됐다. SSG의 남은 시즌과 김민의 행보는 KBO리그 팬들에게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