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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더운 날, 한우 맛보고 숲길 걷는다”…횡성 날씨 따라 달라진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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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더운 날, 한우 맛보고 숲길 걷는다”…횡성 날씨 따라 달라진 여행법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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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흐린 날씨에 잠깐의 비까지 더해지면, 실내에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과거엔 이렇게 궂은 날씨가 아쉽기만 했지만, 이제는 한적한 실내 명소나 짧은 걷기에 마음을 기울이는 이들이 많다.

 

8일 오후, 횡성 지역은 비가 내리며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잠깐씩 그치는 소나기와 답답한 더위가 반복되는 사이, 가족 단위로 여행 온 김현정(38) 씨는 “예전 같으면 무작정 야외만 찾았는데, 이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실내 체험부터 찾아본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 횡성한우박물관 업체 제공
사진 출처 = 횡성한우박물관 업체 제공

실제로 횡성한우체험관은 최근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 특산물인 한우에 대해 배우고 직접 맛을 볼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기는 풍경도 인상적이다. ‘비 오는 날에는 문화센터’라는 말처럼, 횡성문화예술회관의 전시와 공연도 가족이나 연인들의 작은 피서지가 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강원문화관광재단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실내 체험형 명소’의 방문률이 비 오는 날 기준 평일보다 25%가량 높다. 지역관광해설사 김수현 씨는 “궂은 날씨가 오히려 실내 프로그램이나 짧은 산책의 매력을 새롭게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느꼈다.

 

오후 한때 비가 소강상태를 보일 땐 횡성호수길을 걷는 여행자들도 있다. “호수 주변 숲은 비가 지나간 뒤 더 짙은 향기와 색을 품어요”라며 SNS에서 산책 인증을 남기는 이들도 많다. “비 오는 날의 숲은 특별히 조용하고 시원해서, 오히려 힐링받는 기분”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에는 실내외를 유연하게 조합하는 여행이 만족도를 높인다”고 조언한다. 날씨 변화에 따라 여행 계획을 조금 느슨하게 세우고, 한우 맛과 문화 체험, 짧은 산책으로 하루를 풍성하게 채우는 태도가 그만큼 중요해진 셈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 같지만, 비가 내리는 오후에 느긋하게 걷고 맛보고 쉬는 일상의 순간이 위로가 되는 요즘이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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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한우체험관#횡성호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