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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완화 여명에 월가 기대 고조”…뉴욕증시, 전 업종 강세로 반전→투자심리 회복 주목
국제

“미중 관세 완화 여명에 월가 기대 고조”…뉴욕증시, 전 업종 강세로 반전→투자심리 회복 주목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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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밤거리가 은은한 불빛으로 물든 16일, 월가가 또 한 번의 조용한 진동으로 새벽을 맞았다. 관세의 장벽 너머에서 전해진 화해의 소식이, 고요히 출렁이는 주가지수 위에 한 줄기 낙관의 빛을 투영했다. 미중 무역관세 완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시장의 심장을 뛰게 하며, 투자자들은 다시금 기대와 불안을 안은 채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331.99포인트(0.78%) 오른 42,654.74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41.45포인트(0.70%) 상승한 5,958.38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19,211.10으로 0.52% 올랐다. 때이른 더위 속에서도, 월가에는 겨우내 움츠렸던 투자 심리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S&P500지수는 오월의 매일을 이어 오름세로 촘촘히 수놓았다.

뉴욕증시, 미·중 관세 완화에 다우 0.78% 상승…S&P500 전 거래일 상승 기록
뉴욕증시, 미·중 관세 완화에 다우 0.78% 상승…S&P500 전 거래일 상승 기록

이번 장의 흐름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를 유예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뉴스에서 시작됐다. 끝없는 갈등과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식시장은 오랜만에 평온을 맛보았다. 미국 미시간대의 5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8로 떨어졌고,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7.3%로 급등하며 198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관세 완화가 던져준 신뢰가 당장의 우려들을 누그러뜨렸다. 시장은 지표의 부진과 인플레이션의 거센 바람도, 화해의 신호 앞에서는 잠시 뒤로 미뤘다.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필수소비재와 의료, 산업, 부동산, 유틸리티 등 다양한 업종에서 1% 넘는 상승률이 번지는 모습은, 우량주가 견인한 강세장임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차터커뮤니케이션'은 '콕스커뮤니케이션'과의 345억 달러 대형 합병 소식에 2% 오르며 시장의 시선을 끌었고, 반도체 업계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기대를 밑도는 실적에 5% 넘는 조정을 겪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도 연이은 급락에서 벗어나 6.40%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투자자의 어깨 위에, 안도와 경계심이 가볍게 교차한다.

 

옵션 만기일을 맞아 2조8천억 달러 규모의 계약물량이 만료되는 날이었으나, 우려와 달리 시장은 묵직한 매수세로 안정된 질서를 보여줬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한층 높아져 91.6%까지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17.24로 마감돼, 투자자들은 다시 평정심을 회복한 듯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감정의 온도를 절제하며 현실을 바라본다. 해리스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즉각 자극한다는 우려는 실제 데이터와 거리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우려와 달리 지출을 크게 줄이지 않는 현실을 짚었다. 리솔츠웰스매니지먼트의 칼리 콕스 전략가는 “관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을 이끈 한 주였다”는 말로, 투자 심리가 지닌 힘을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추가 무역관세 정책 운운이 나오고 있으나, 시장의 귀는 당장의 화해 분위기에 더 기울어 있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관세 및 인플레이션 관련 정책 변화, 글로벌 교역 질서의 반전을 둘러싸고 한동안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두 강대국이 그려낼 내일의 지도가, 시장의 오늘을 물들였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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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미국#중국관세